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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Story

태양의 입맞춤, 썬키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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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키스트! 지금 머릿속에 무엇이 떠오르는가? 열에 다섯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의 강렬한 햇살을 받으며 나무에 매달려 있는 오렌지를 떠올릴 것이다. 나머지 다섯은 오렌지에서 갓 짜낸 신선한 오렌지 주스가 생각날지도 모른다. 그런데 썬키스트에는 오렌지와 오렌지 주스 말고도 비밀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협동조합’이다.

글 강양구 

일러스트 신미래

 

썬키스트는 오렌지를 생산하는 6,500명 캘리포니아 농민이 회사의 주인인 협동조합이다. 이들은 각각 (주식회사의 주식에 해당하는) 썬키스트 구좌를 가지고 있고, (주식을 가진 만큼 의결권을 갖는 ‘1주 1표’의 주식회사와는 다르게) ‘1인 1표’의 권리를 가지고 있다. 도대체 썬키스트 협동조합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우리가 생산한 오렌지를 우리가 직접 팔자!”

1800년대 초 스페인 전도사가 유럽으로부터 가져온 오렌지 종자를 지중해성 기후의 남부 캘리포니아에 심었다. 캘리포니아 오렌지가 처음으로 탄생한 순간이었다. 1869년 미국의 동부와 서부를 잇는 대륙 횡단 철도가 개통되자, 캘리포니아 오렌지는 동부를 비롯한 미국 전역으로 팔리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캘리포니아 오렌지는 넘치고 넘쳤다. 유통업자의 농간이 시작되었다. 농가로부터 오렌지를 공급받아서 파는 유통업자가 단가를 후려치기 시작했다. 캘리포니아의 햇살을 받은 오렌지는 계속 풍작이었는데, 정작 그것을 재배하는 농민은 오히려 더 가난해졌다.

항상 위기의 순간이 기회다. 오렌지를 생산하는 캘리포니아 농민은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협력’을 통해서 살 길을 모색했다. ‘우리가 생산한 오렌지를 우리가 직접 팔자!’ 오렌지를 생산하는 농민이 협력해서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직접 팔기로 결심한 것이다. 1893년, 썬키스트 협동조합은 이렇게 탄생했다. 이 과정을 썬키스트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렇게 기록한다.

“감귤류 재배 업자들은 조합 단위 마케팅 활동의 이점을 파악하고 1893년 썬키스트 협동조합을 설립하였습니다. 당시 감귤류 산업은 분열되어 있었고, 비체계적인 유통 시스템, 비도덕적인 중개인,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 등으로 재배 업자들은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었습니다. 감귤류 재배업의 생존조차 기로에 서있을 때 해결책으로 떠오른 것이 협동조합이었습니다.”

 

 

썬키스트, 오렌지 주스를 만들다

일단 머리를 맞대니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들은 가장 먼저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생산한 모든 오렌지에 죖Sun Kissed(태양의 입맞춤)’를 찍었다. 미국에서 가장 질 좋고 맛있는 오렌지를 생산한다는 자신의 자부심을 오렌지 하나하나에 새겨 넣은 것이다. 바로 썬키스트 오렌지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필요할 때는 외부의 도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오렌지 농민들은 당대 최고의 광고 전문가였던 앨버트 래스커와 클로드 홉킨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들은 농민이 오렌지에 찍은 'Sun Kissed'를 부르기 좋게 축약해 ‘썬키스트(Sunkist)’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썬키스트의 기적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오렌지의 공급 과잉이 문제라면, 오렌지를 소비하는 다른 수요를 찾으면 되었다. 191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오렌지를 먹는 방법은 반으로 잘라 과일 스푼으로 떠먹는 것이 고작이었다. 당시 썬키스트 협동조합이 우편 판매를 하면서 오렌지 12개와 함께 과일 스푼 하나를 보내주는 마케팅을 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1916년 썬키스트 협동조합은 오렌지를 갈아서 주스로 만들어 먹는 방법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손으로 오렌지를 갈 수 있는 핸드 주스기도 직접 만들어 보급했다. 나중에는 전기 주스기도 나왔다. 이때부터 오렌지는 껍질을 까서 먹기도 하지만 주스로 만들어 먹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오렌지 주스가 미국 식단에 꼭 오르는 음료수가 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1920년대부터 썬키스트 협동조합은 비타민C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오렌지에 포함된 비타민C를 집중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중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순식간에 오렌지는 맛있는 건강 과일이 되었다. 오렌지 주스도 건강 음료로 다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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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이 소유한 초국적 기업

100년이 지난 지금도 썬키스트 협동조합은 세계 최대의 오렌지 공급 기업이다. 연 매출이 10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가 넘는 기업이지만, 이 회사의 지분(주식)을 확보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오렌지를 생산하는 농민이 썬키스트 협동조합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는 애리조나 주의 농민도 조합원으로 합류했다.)

썬키스트에 대한 대중의 선호가 높다 보니, 세계 굴지의 식음료 회사는 이 브랜드를 이용할 궁리를 해왔다. 썬키스트는 제품 승인, 품질 관리, 제품 포장 등을 엄격히 관리하는 조건으로 ‘썬키스트’라는 이름을 빌려준다. 이렇게 썬키스트 브랜드로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매출은 약 20억 달러(약 2조 2,700억 원). 당연히 썬키스트 협동조합은 빌려준 대가를 받는다.

썬키스트 협동조합의 주인이기도 한 농민은 세계에서 가장 질이 좋은 오렌지를 공급한다. 그러고 나면, 썬키스트 협동조합의 직원은 회사의 주인이 생산한 오렌지를 직접 또는 가공해서 가장 좋은 가격에 전 세계로 판매한다. 가난하던 그래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던 오렌지 농민이 협력해서 기적 같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썬키스트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협력’의 결과인 협동조합의 이점을 이렇게 다시 한 번 강조한다.

“협동조합은 생산 농가에 힘을 실어줄 수 있습니다. 오늘날의 경쟁적인 세계 시장 환경에서, 독립 업체는 혼자 그 경쟁에 맞서야 합니다. 그러나 조합의 회원은 다른 회원과 협력하여 더 큰 시장을 점유할 수 있습니다. 또 조합은 재배 농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여럿이 협력하면 할 수 있다. 썬키스트가 바로 그 성공이다. 이제 썬키스트 오렌지 주스를 마시면서, 우리도 협력의 기운을 받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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