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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ESSAY 지난해 12월 17일 오전 경남 사천 본사에서 미국 수출형 훈련기(T-X) 공개 기념식이 열렸다. 2006년 개발한 다목적 국산 고등훈련기(T-50)를 최신화한 T-X를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였던 만큼 많은 관계자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한편 T-X의 미국 수출물량 목표는 350대로, 총 7조 3,000억 원의 산업 파급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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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봅시다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 최재천 국립생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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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시절의 그는 고향 산천을 휘저으며 뛰놀았던 강릉 촌놈이었다. 학창 시절에는 백일장 장원을 차지할 만큼 글 솜씨가 빼어났다. 미술에도 소질이 있어 조각가의 미래도 꿈꿨다. 그러나 아버지는 의사 아들을 바라셨다. 의예과를 지망했지만 두 번이나 실패했다. 그러나 재수 당시 담임선생님이 자신 몰래 써놓은 2지망 동물학과에 덜컥 합격했다. 어렵게 올라 선 그 길 위에서 열대우림 속 동물들을 만났고 그들의 삶을 알게 되었으며 마침내 사랑하게 되었다. 최재천 국립생태원 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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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최재천 원장의 시간은 국립생태원(이하 생태원)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깨어 있는 거의 모든 시간을 생태원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환경 관련 기관들은 많지만 생태학에 기반을 둔 기관은 없었습니다. 생태원 출범으로 이제 우리나라도 생태와 생태계에 관한 조사 연구가 체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입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생태학 연구 및 교육의 중심기관으로 키우고 싶습니다.”

 

국립생태원은 99만 8,000㎡ 면적(축구장 92개를 모아놓은 크기)에 세계 5대 기후대를 재현한 생태체험관 에코리움과 한반도 고유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야외공간의 한반도 숲, 습지생태원, 고산생태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원 1년 만인 지난 2014년 말, 관람객 1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새로운 생태관광명소다.

 

협력하는 인간이 살아남는다

동물계에 포식자와 피식자가 있듯이 인간 사회에도 약육강식의 자연법칙이 지배한다. 무엇보다 현대의 정글은 항상 누군가와 경쟁하고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음을 온몸으로 체감하게 한다. 승자 독식의 구조가 견고해지고 있는 느낌이랄까. 한쪽만 이기는 사회의 미래는 암울하다. 아니, 미래가 없다.

“자연생태계를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로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서로 도우면서 공생을 실천하는 생물들이 경쟁만 하는 생물보다 오히려 훨씬 더 잘 살게 된 경우들이 허다합니다. 지구에서 살아남은 종 가운데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습니다.”

 

그가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를 이야기하는 이유다. 공생하는 인간이라는 뜻의 호모 심비우스는 ‘다른 생물들과 공존하기를 열망하는 한편 지구촌 모든 사람들과 함께 평화롭게 살기를 원한다.’ 생존을 한쪽만 이기는 경쟁이 아닌 협력과 공생의 개념으로 강조한 것이다. 그의 책 『호모 심비우스』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설령 과학이 개인들 간의 차이, 그리고 인종 간의 차이를 드러내고 그 차이에 기반을 둔 경쟁이 당연한 귀결이라고 하더라도 인간에게 주어진 조건은 경쟁을 넘어선 협력을 강요한다. 조건이 바뀌면 게임의 법칙도 바뀌는 법, 이제 미래에는 이기적인 인간이 설 곳이 없다. 아니 협력하는 인간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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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사랑하게 된다

세계적인 생태학자이자 개미박사로도 유명한 그는 우리 사회의 논쟁적 이슈들에 대해 의미 있는 행보를 보여 왔다. 1999년 김대중 대통령에게 호소문을 보내 ‘동강댐 건설 전면 백지화’를 이끌어냈고 2005년에는 남성 최초로 ‘올해의 여성운동상’을 받았다.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가 암컷으로부터 나온다는 논리로 부계 중심의 호주제를 폐지하는 위헌 판결에 이바지한 공로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2013년에는 ‘제돌이 야생방류를 위한 시민위원회’ 위원장으로 남방돌고래 제돌이를 제주 바다에 풀어주는 일을 진두지휘했다. 세계적인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와 함께 생명다양성재단을 설립해 환경운동도 펼치고 있다.

“오늘날 인류는 자연을 험악하게 다뤘습니다. 자연에 대해, 생명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파괴하고 유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알아야 합니다. 알면 사랑하게 됩니다. 사랑하면 지키게 됩니다. 함부로 해치지 못합니다. 자연을 배우고 알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인 문제다. 위기에 처한, 하나밖에 없는 이 지구에서 살아남으려면 인간보다 지구를 더 오래 지켜온 동식물들의 세계에 대한 넓고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생태학이란 환경의 기초가 되는 학문입니다. 생물과 생물과의 관계, 생물과 물리적인 환경과의 관계, 생물과 인간과의 관계 등 존재들의 관계맺음을 연구합니다. 2002년 서울에서 세계생태학대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기자가 미국의 저명한 생태학 교수에게 생태학이 환경 등의 다양한 위기에서 우리를 구해줄 수 있을지에 대해 질문을 했습니다. 그 교수가 고심 끝에 내놓은 답변은 이렇습니다. ‘생태학 하나로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생태학이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생태학이 없으면 인류가 힘들어질 것이라고는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태학은 할 일이 많습니다.”

 

 

Profile

최재천 원장은 1954년 강원도 강릉에서 4형제 중 맏이로 태어났다. 서울대 동물학과를 졸업한 뒤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생태학 석사학위, 하버드대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하버드대, 미시간대, 서울대에서 동물학을 가르쳤고, 한국생태학회 부회장,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를 거쳐 현재 이화여대 석좌교수를 지내며 2013년부터 국립생태원장을 맡고 있다. 『개미제국의 발견』(1999),『최재천의 인간과 동물』(2007),『통섭의 식탁』(2011),『호모 심비우스』(2011),『생명, 알면 사랑하게 되지요』(2015) 등 40여 권의 책을 저술하거나 번역했다.

 

 

 

글 김남희 사진 정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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