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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Story

Airbnb가 제안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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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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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인 듯 여행 아닌 여행. 가족이 프랑스 파리로 여행한 듯한데, 묵는 곳은 호텔이 아니라 일반 가정집이다. 가이드를 따라서 관광 코스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파리의 거리, 빵집 등 일상을 즐긴다. 그러고 나서, 이렇게 속삭인다.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요즘 TV를 보다 보면, 눈에 띄는 ‘다른’ 여행을 강조하는 광고다.

예전에는 해외 여행을 간다고 하면 호텔, 유스호스텔 혹은 게스트하우스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또 다른 선택지가 하나 늘었다. 바로 현지인의 빈방을 에어비앤비(Airbnb)를 통해서 빌려 얻는 방법이다. 세계 최대의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와 게스트를 연결해주고 중간에서 수수료를 떼는 방식으로 돈을 번다.

어찌 보면 단순하고, 달리 보면 위험천만한 이 에어비앤비의 사업 모델이 ‘공유 경제’의 상징으로 떠오르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에어비앤비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글 강양구 일러스트 신미래

 

가난한 디자이너, ‘여행’을 바꾸다

에어비앤비의 공동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는 애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던 학생이었다. 집값 비싸기로 악명 높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두 사람은 월세 아파트를 빌리는 것조차 큰 부담이었다. 비용을 절감하고자 두 사람은 아파트의 남는 공간과 간단한 아침 식사를 샌프란시스코 여행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매년 수백 회의 전시회와 박람회가 개최되는 국제도시다. 호텔 방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숙박 시설이 부족한 이곳에서 두 사람의 저렴한 아파트 숙소는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누렸다. 2008년부터는 아예 웹사이트를 만들어서 고객(호스트와 게스트)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에어비앤비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회사 이름 ‘에어비앤비(Airbnb)’도 저렴한 잠자리(Air bed)와 아침 식사(Breakfast)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따 왔다. 호텔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지 숙박 문제를 해결하려는 수요와 주거 공간의 남는 공간을 활용해 부수입을 올리려는 수요를 연결하는 이들의 사업 모델이 처음부터 주목받았던 것은 아니다.

사업 초창기, 에어비앤비는 사용자 100명을 모으는 데만 1년이 넘게 걸렸다. 눈에 보이는 실적이 없으니 투자를 유치하기 힘들었다. 에어비앤비의 공동 창업자 3명 가운데 2명이 디자인을 전공했다는 것도 투자자에게 신뢰감을 주기 어려운 요인이었다. 투자자는 ‘숙박’ 공유 업체로서 회사의 비전을 믿지 않았다.

브라이언 체스키가 요즘도 인터뷰 때마다 언급하는 일화는 초기의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체스키와 가까운 한 디자이너에게 에어비앤비의 아이디어를 말했을 때, 그는 이렇게 조언했다. “브라이언, 이 아이디어가 지금 당신이 하는 일의 전부는 아니죠?” 투자자를 비롯한 많은 이들은 에어비앤비의 사업 모델로 돈을 벌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회의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에어비앤비를 알리고자 발품을 팔았다. 뉴욕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는 에어비앤비에 참여 의사가 있는 집을 일일이 방문해서 온라인에 올릴 사진을 찍었다. 이 과정에서 맨해튼 아파트 전체를 빌려준 사람(호스트)이 큰 이익을 거두면서, 에어비앤비 웹사이트 방문자 수가 늘었다.

뉴욕에서 에어비앤비를 경험한 사람(게스트)이 자신이 사는 도시에도 이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싶어 하면서 미국, 캐나다 같은 북미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에서도 호스트 가입자가 늘었다. 결국, 서비스를 시작한 지 4년 만인 2012년에는 누적 이용자 수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 2016년 현재 에어비앤비 누적 이용객은 7,000만 명을 넘어 섰다.

창업 8년 만에 에어비앤비는 기업 가치 기준으로 세계 유명 호텔 체인 1~3위(힐튼, 메리어트, 하얏트)와 순위를 다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추정 기업 가치만 해도 255억 달러(약 29조 원)에 달하는, 191개국에서 서비스하는 공유 경제 1위 기업이다. 모두가 반신반의하며 비웃었던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가 여행 자체를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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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소통’으로 돈을 번다!”

에어비앤비가 빨리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호스트와 게스트를 아우르는 고객과의 소통에 있었다. 에어비앤비는 처음부터 호스트와 게스트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생면부지의 호스트와 게스트가 에어비앤비를 통해서 새로운 관계를 맺는 이야기에 주목하고, 그것을 회사의 비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신뢰와 ‘소통’에 기반을 둔 사업 모델은 기업 문화로도 나타난다. 샌프란시스코 남쪽에 있는 6층 규모의 에어비앤비 본사는 영국 런던, 인도네시아 발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모로코 등 세계의 가정집을 그대로 본뜬 사무실로 유명하다. 직원은 대형 쿠션에 눕듯이 기대서 업무를 보기도 하고, 오두막집이나 캠핑카에 들어가 회의 준비를 한다.

에어비앤비에서 실제로 예약할 수 있는 숙소 모습과 똑같다. 직원은 정해진 자리 없이 매일 세계를 여행한다는 마음으로 근무하고 싶은 장소를 고른다. ‘소유’보다는 ‘공유’ 개념이 자리 잡은 에어비앤비 사옥에서 직원은 매일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미국 <포브스>는 에어비앤비를 직원이 1,000명 이상 근무하는 회사 중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 1위로 뽑았다.

에어비앤비는 현재로써는 주식 상장 계획도 없다. 창업자는 인터뷰할 때마다 공공연하게 “일하는 게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회사, 직원이 “인생에서 최고의 일을 하고 있다” “일을 통해 깊은 영감을 받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드는 것 외에는 다른 데는 관심 없다고 경영 철학을 밝혀 화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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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지니, “이제 다음 소원을 말해 봐!”

물론 에어비앤비 앞에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에어비앤비는 세계 각국에서 호텔을 비롯한 전통적인 숙박 업체와 갈등을 빚고 있다. 일단 에어비앤비는 호텔과 자신은 경쟁 상대가 아니라며 이런 갈등을 회피하고 있다. 호텔의 평균 숙박 기간이 2박이라면, 에어비앤비의 사용자는 4~5박을 묵기 때문에 고객이 아예 다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에어비앤비의 호텔 잠식은 앞으로도 더욱더 빨라질 전망이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8년간 쌓인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숙박을 원하는 게스트에게 맞춤한 호스트를 곧바로 소개하는 일대일 매칭 서비스를 시작한다. 성공만 한다면, 가격뿐만 아니라 경험까지도 만족하게 해줄 수 있는 여행지의 숙소를 에어비앤비가 제공할 수 있다.

인터뷰할 때마다 브라이언 체스키를 비롯한 창업자는 에어비앤비를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요술 램프 속의 거인 ‘지니’에 빗댄다. 고객(호스트와 게스트)과 소통하며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가 에어비앤비의 경영 철학이라는 것. 실제로 본사 벽면에는 큼지막하게 이런 문구가 쓰였다. ‘소통’으로 시작해 ‘소통’으로 성공하는 에어비앤비 경영의 상징이다.

“우리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어떤 것을 기대할까? 그 해답이 우리 회사가 추구해야 할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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