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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ESSAY 2000년 1호를 시작으로 사내외 독자에게 사랑받아온 Fly Together가 200호를 맞이했습니다. Fly Together와 함께 한 여러분의 얼굴에서 KAI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미래를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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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봅시다

'미생' 작가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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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건네는 따뜻한 위로

 

‘만화’가 아닌 ‘인생 교과서’로 불리는 만화가 있다. 대한민국 직장인의 삶을 위로해주는 웹툰, 바로 윤태호 작가의 <미생>이다. 직장인이라면 눈물과 공감 없이 볼 수 없다는 직장인 필독 웹툰을 탄생시킨 윤태호 작가를 만나기 위해 그의 작업실로 향했다. <Fly Together> 200호를 맞이해 KAI 가족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해주길 기대하며.

 

글 박영화 사진 안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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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사회라는 바둑판에서 돌을 놓는 여정

바둑은 흑돌과 백돌을 바둑판 위에 번갈아 두며 ‘집’을 많이 짓도록 경쟁하는 게임이다. 흑백이 서로 많은 집을 짓기 위해 경계선을 둘러싼 치열한 전투를 벌이기 때문에 흔히 바둑을 인생으로 비유하곤 한다. 윤태호 작가의 웹툰 <미생>은 바둑의 세계관으로 인생을 바라본 작품이다. 접근하기 쉽지 않은 바둑이지만, 그가 그려낸 <미생>은 바둑을 전혀 모르는 사람조차 감동하게 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를 시작한 2012년 1월부터 줄곧 독자 평점 1위 자리를 지켰고, 2014년에 드라마로 만들어졌을 때 케이블채널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시청률 8%를 돌파하면서 ‘미생 신드롬’을 일으켰다. <미생>이 한 수 한 수 업데이트 될 때마다 천여 개의 댓글이 이어졌다. 평온한 듯 보이지만 실상은 매 순간 전쟁을 치르듯 살아나가는 수많은 직장인들에게 큰 위로를 전해준 <미생>의 탄생이 궁금했다.

“사실 <미생>은 바둑을 소재로 처세술 만화를 그려달라는 출판사의 의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바둑의 고수가 세상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일갈하는 내용이었죠. 한데 바둑의 고수가 세상 모든 것에도 고수라는 설정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고요. 이후에 바둑과 직장생활에 대해 3년 정도 취재하던 중에 직장인 이야기에 매력을 느끼게 되어 출판사에 제안하게 된 겁니다.”

<미생>은 어릴 때부터 바둑에 몰두해 온 주인공 장그래가 프로 입단에 실패한 뒤 종합무역상사에 들어가 적응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장그래가 ‘초짜’를 벗어나는 과정은 매일이 바둑의 한 수, 한 수와 같고 그가 겪는 상사와 동료들은 바둑판 너머의 경쟁자가 되기도, 훈수를 두는 조력자가 되기도 한다.

“2013년 여름 즈음 시즌 1을 마감한 후 2015년 11월에 시즌 2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시즌 1은 대기업이라는 배경과 인물에 대한 상황 설정이 확실한 편이죠. 대기업에 입사한 비정규직 사원이 정규직이 되느냐에 관한 이야기니까요. 시즌 1을 하면서 더 다양한 필드에서 자신의 게임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는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시즌 2에서는 중소기업을 배경으로 살아남을 수 있느냐는 생존의 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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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생을 꿈꾸는 모든 미생들에게

윤태호 작가는 <식객>으로 유명한 허영만 작가의 문하생이었다. 스승의 영향을 받은 그는 광범위한 자료 수집과 취재에 기반한 작품의 리얼리티, 드라마틱한 이야기 구성력, 작화의 탁월한 연출력,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시각 등을 추구한다. 1993년에 <비상착륙>으로 입문하며 매년 꾸준하게 작품을 연재한 그는 <이끼>와 <내부자들>로 대중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싸고 수수께끼같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이끼>와 한국 사회의 정치, 경제, 언론계는 물론 검찰과 경찰 조직에 깊숙하게 자리 잡은 내부자들을 통해 비리와 부패로 물든 우리 사회의 어두운 모습을 보여준 <내부자들>. 웹툰으로도 인기가 있었지만, 두 작품 모두 영화로 제작되면서 더 큰 인기를 끌었다. ‘국민 웹툰’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은 <미생>까지. 윤태호 작가는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국민 만화가’가 되었다. 준비 부족으로 4개월 만에 연재를 중단해야 했던 <비상착륙>을 생각한다면, 그는 지금 꿈을 이룬 게 아닐까.

“사람들은 어떤 직업을 갖겠다는 생각만 하는 것 같아요. 꿈이 곧 직업은 아닌데 말이죠.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어떤 만화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그래서인지 제 꿈은 아직 이루지 못한 채 아주 멀리에 있는 것 같아요. 단순히 유명해졌다고 꿈을 이룬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멀리에 있는 꿈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갈 뿐이죠.”

미생(未生). 아닐 미(未)에 날 생(生)자로 ‘아직 살아남지 못한 자’라는 뜻이다. 완생(完生)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하루하루 버티고 살아남아야 하는 수많은 미생에 관한 이야기를 그려낸 그도 꿈을 이루지 못한, 미생인 것이다. 수많은 직장인처럼, 미생이라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바둑에서 미생은 살아있지 않은 돌을 뜻하지만, 완전히 죽은 돌과 달리 완생할 여지를 남기고 있으니까 말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윤태호 작가에게 <Fly Together> 200호를 맞이해 축하메시지를 부탁하자, 그는 오 과장이 장그래에게 한 대사를 인용해 축하메시지를 전했다.

“모두 힘든 순간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힘들어도 어떻게든 버텨보세요. 버티는 게 이기는 겁니다. 버틴다는 건 어떻게든 완생으로 나간다는 의미니까요. 사보를 200호까지 잘 만들어왔다는 것만 봐도 여러분은 멋지게 완생의 길로 가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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