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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ESSAY 핵심개발사업의 효율 극대화를 위한 항공기 개발센터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연 면적 7,400여 평에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세워진 항공기 개발센터는 앞으로 KAI의 미래먹거리 사업인 KF-X와 LAH/LCH 사업 수행을 위한 중심 역할을 하게 된다. KAI의 도전정신과 역동성이 집약된 항공기 개발센터의 면면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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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Story

진짜 ‘착한’ 기업 러쉬의 비결,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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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1.jpg

 

 

삼겹살이 될 운명에 처해 태어나자마자 농장의 축사에 갇혀 있는 돼지의 처지를 한 번 생각해보자. 평소 남다른 공감 능력을 자랑하는 사람이라도,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아프리카의 굶주리는 어린이를 위해 매월 1만 원씩 꼬박꼬박 후원을 하는 사람이라도 삼겹살을 먹으면서 이런 돼지의 고통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설사 평소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을 끔찍이 아껴도 공감의 범위는 종(사람)의 한계를 넘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 특별한 화장품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뜬금없이 동물 실험 반대 캠페인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화장품 회사가 화장품에 쓰이는 화학 물질의 독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토끼나 개를 대상으로 동물 실험을 진행하는 것에 반기를 든 것이다. 바로 자연주의 화장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러쉬(LUSH)’다.

   

광고도, 포장도
안 하는
화장품 회사

 

러쉬의 창립자 마크 콘스탄틴은 애초 자연주의 화장품을 내세우며 유명해진 또 다른 화장품 회사 ‘보디샵’에 환경 친화적 보디용품을 공급하던 회사를 운영했었다. 하지만 보디샵이 커지면서 ‘환경 보호’보다는 ‘영리 추구’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자 결별했다. 콘스탄틴은 보디샵과 결별하고 나서 1995년 러쉬를 세웠다.


지난 20년 새 매년 10%씩 성장하며 매출액이 8,000억 원에 달하는 러쉬는 특별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제품 포장을 거의 하지 않는다. 지구 환경을 해치는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명한 모델을 내세운 광고도 하지 않는다. 다른 화장품 회사가 매출의 20~30%를 광고에 쏟아 붓는 것과 대조적이다.


‘포장지는 쓰레기’라는 철학을 고수하는 기업답게 러쉬는 제품을 보호하는 완충제도 독특하다. 보통의 화장품 회사가 완충제로 종이나 스티로폼을 쓰는 것과 달리 러쉬는 옥수수와 식용 색소를 원료로 만든 이른바 ‘콘보이’를 사용한다. 물에 넣으면 바로 녹는 이 완충제는 1년이면 흙 속의 미생물에 의해서 분해되기 때문에 심지어 음식물 쓰레기로 배출이 가능하다.


러쉬는 콘보이를 쓰기 전에는 완충재로 팝콘을 넣었다. 당연히 러쉬의 제품에는 팝콘 기름이 묻어 나왔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는 개의치 않았다. 비누나 샴푸 또 로션, 크림 용기에 묻은 기름을 닦아내는 수고를 해야 했지만, 대신 지구 환경을 지키는 데 동참했다는 뿌듯함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러쉬2.jpg

 


사회를
변화시킨
공감

 

러쉬의 가장 주목할 점은 특별한 캠페인이다. 동물 실험 반대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그렇다고, 러쉬가 동물 실험 반대를 화장품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것도 아니다. 천연 물질 또는 100년 이상 사람들이 사용해서 안전성이 검증된 물질만 원료로 사용해 100% 손으로 만드는 제조 철학도 굳이 내세우지 않는다. 심지어 러쉬는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은 화장품을 반입 금지한다는 이유로 중국 시장도 포기했다. 50조 원 가까운 시장을 기업 철학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부한 것이다.

 

상당수 기업이 윤리 경영, 녹색 경영을 일종의 돈 벌이를 수월하게 하는 또 다른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과는 달라도 한참 다른 모습이다. 이런 러쉬의 노력은 상당한 성과로도 이어졌다. 러쉬의 공격적인 캠페인 등의 영향으로 유럽연합(EU)은 2013년 3월 11일 EU 내에서 동물 실험을 영구 금지했다. 러쉬는 유럽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미국, 일본, 캐나다 등에서도 동물 실험 금지 법을 제정하는 캠페인을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2012년에는 ‘러쉬 프라이즈’도 신설했다. 동물 실험 반대 운동과 대안 실험 방법을 제시하는 개인이나 단체에게 매년 총 25만 파운드(약 4억 3,000만 원)의 상금과 상패를 주기로 한 것이다.

 

화장품 안정성 검사 실험 때문에 희생된 동물을 추모하고자 마련된 이 상은 동물 실험의 대안을 마련한 과학자 또 이런 정책 도입에 도움을 준 단체 등에게 계속해서 수여되고 있다. 물론 러쉬의 캠페인이 모두에게 ‘공감’을 받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러쉬가 진행하고 있는 게이/레즈비언 같은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깨는 캠페인은 지역에서는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러쉬의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제안한 창업자 콘스탄틴의 의견은 어떨까? 그는 이렇게 답변한다.

 

“저희는 고래 사냥에 반대합니다. 동물 실험에 반대합니다. 만약 소비자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억지로 설득하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좋아하면 오고, 싫어하면 오지 않습니다. 직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 캠페인에 반대하는데 우리 회사에 입사하려는 직원이 있을까요? 이런 캠페인은 올바른 직원을 채용하는 척도이기도 합니다.” 고백하자면, 나는 일찌감치 러쉬를 사용한 소비자에 속한다. 처음에는 각종 천연 재료가 듬뿍 들어간 (그래서 색과 향이 강하다.) 제품 때문에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이 기업의 팬이 되었다. 동물 실험 반대 등 러쉬의 캠페인에 마음 깊이 공감하게 된 것이다. 단, 영국보다 두 배 이상 비싼 러쉬 코리아의 가격 정책에는 동의할 수 없다. 유일한 단점이다!

 

 

러쉬3.jpg

 

글 강양구    일러스트 신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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