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OVER ESSAY 핵심개발사업의 효율 극대화를 위한 항공기 개발센터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연 면적 7,400여 평에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세워진 항공기 개발센터는 앞으로 KAI의 미래먹거리 사업인 KF-X와 LAH/LCH 사업 수행을 위한 중심 역할을 하게 된다. KAI의 도전정신과 역동성이 집약된 항공기 개발센터의 면면을 살펴보자.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만나봅시다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 음식은 공감과 소통의 소재일 뿐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음식과 맛에 관한 지식과 입담을 과시하며 종횡무진 활동을 이어가는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SBS 라디오 <황교익, 강헌의 맛있는 라디오> 녹음을 마치고 방송국을 나선 그를 만나 음식을 통한 공감과 소통의 이야기를 나눠봤다.
 

만나봅시다.jpg

 


맛 칼럼니스트가 말하는 음식이란
먹방, 쿡방의 기세가 꺾일지 모르고 있다. 과장된 표정과 목소리로 “맛있어요!”를 연발하는 사람들이 무한복제라도 된 듯 TV 채널마다 가득 넘쳐난다. TV에 한 번이라도 소개된 음식점 앞에는 어김없이 긴 줄이 늘어선다. 대한민국은 지금 ‘맛’으로 공감하는 시대임이 분명하다.


“인간은 모방 본능이 강한 동물이에요. 상대가 신뢰할만한 사람이라면 효과가 더 크죠. 연예인이 방송에 나와 ‘맛있다!’라고 하면 그 음식이 진짜 맛있게 느껴지는 게 그런 거예요.”
‘맛 칼럼니스트’라는 다소 생경한 타이틀로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얼굴을 알린 황교익 칼럼니스트가 음식 이야기에 앞서 인류의 발전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인간은 자연계에서 단독으로 살아남을 수 없는 유약한 존재죠. 혼자서 먹이를 확보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으니까요. 다른 동물에 비해 먹이 활동을 하기에 최악의 신체 조건을 가지고 있는 거죠. 이렇게 열등한 인간이 번창할 수 있었던 건 공감하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상대의 감정을 읽어내는 능력을 통해 공감대가 형성되고 집단화하면서 힘을 키우고 이 과정에서 인류가 발전하게 된 거죠.”


많은 사람이 과장된 목소리로 ‘맛있다!’라는 말을 외칠 때 음식과 맛에 대한 다양한 감각과 구체적인 이야기를 진지하게 풀어내는 그의 목소리는 시청자의 눈에 ‘다르게’ 보였음이 당연하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방송 프로그램 <수요미식회>가 천편일률적인 먹방과 쿡방 사이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유다. 그리고 그 방송의 콘텐츠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중심에 황교익 칼럼니스트가 있다.


“음식에 대한 통찰과 철학을 이해하는 동시에 기본 지식을 쌓는 데 충실했어요. 음식을 통해 인류의 근원을 들여다보고 싶어서죠.” 음식에 관한 그의 이야기는 인문학적, 인류학적 성과부터 문화에 대한 이해, 진화론, 심리학까지 아우르며 인간의 본성을 냉철하게 관통한다.


“인간에게 음식이 주는 쾌락이 엄청나죠. 현실에서 내가 먹는 것만 쾌락이 아니라 상대가 먹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쾌락을 느껴요. 음악을 들으면 특정한 기분을 느끼는 것도 같은 원리죠. 음악을 들을 때 그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사람의 감정을 청취자가 받아들이기 때문인데 이게 바로 감정복사 능력이에요. 음악은 소리를 매개로 감정을 전달하고, 책을 읽는다면 글을 통해 상대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거죠. 지구 상에서 상대의 감정을 그대로 복사하는 동물은 인간이 유일해요.”

 

음식은 세상과 연결된 통로

“음식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닙니다. 음식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공감하면서 끊임없이 소통하는 게 목적이죠.” 시인, 음악가, 화가가 각자의 영역에서 세상과 소통하듯 음식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는 그. 가장 일상적인 소재이기 때문에 그 음식을 먹는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의미를 파악하고 해석하는 일에도 남다른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20년 넘게 한 우물을 파며 ‘맛 칼럼니스트’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는 그에게 앞으로 목표는 무엇이 있을까 물어봤다.


“세대 간의 소통이 요즘 저의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미디어 시대잖아요.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채널을 통해 그들과 소통하는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어요.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직 구체화하진 못했지만 다양한 시도를 해볼 생각입니다.”


대한민국 대표 맛 칼럼니스트에게서 ‘세대 간의 소통’이라는 다소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음식은 세상을 연결하는 통로’라고 말했던 그의 철학을 떠올리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떤 질문을 던져도 음식 이면에 숨겨진 인간 본연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인간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소통하는 데 방점이 찍힌다.
마지막으로 사천의 맛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진지한 대화를 이어가던 중 던진 돌발 질문에도 한시의 망설임 없이 음식 이야기가 줄줄이 이어져 나온다.


“삼천포는 쥐포가 유명해요. 쥐포가 대부분 원육 상태를 냉동으로 가져오거나, 베트남이나 중국에서 가공해오는 것들이 많은데, 삼천포는 생물로 하는 쥐포가 아직 있는 곳이죠. 서부시장에 가면 ‘당일 쥐포’라고 쓰여 있는 집들이 있는데 조그마한 낚시 배에서 통발로 잡아올린 것들을 가내수공업으로 말린 것을 파는 곳이죠. 워낙 소량이라 현지에서 다 소진되니, 삼천포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해요.”
시끌벅적한 먹방·쿡방의 홍수 속에서 내공 가득한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운인가. <수요미식회> 다음 방송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Profile
맛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황교익은 중앙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후 <농민신문사>에 입사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취재를 위해 지방을 돌아다니며 향토음식을 섭렵하기 시작했고, 1990년대 들어서 본격적으로 맛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맛 본 음식 이야기로 <맛따라 갈까보다> (2000), <소문난 옛날 맛집> (2008), <미각의 제국> (2010), <한국음식문화 박물지> (2011), <서울을 먹다> (2013) 같은 책을 냈다. 현재 tvN 프로그램 <수요미식회>와 SBS 라디오 <황교익, 강헌의 맛있는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다.

 

?

SCROLL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