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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ESSAY 작은 영웅이 되는 일은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자신보다 힘이 없는 사람 위에 군림하려 들지 않고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책임, 나아가 조금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선(善)을 행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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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임원 인터뷰

완제기수출실장 최상열 상무, 회전익체계종합실장 오상철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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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제기수출실장 최상열 상무

자존감, 태산을 움직이는 힘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요”라고 할 수 있는 용기. 원칙과 소신이 없다면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한 길만을 걸어온 사람이라면 몸에 밴 원칙과 소신은 곧 자존감과 자부심으로 발현된다. 이는 우리가 ‘리더’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기획 배화윤 차장 

글 정영아 

사진 안종근

 

 

 

역지사지(易地思之), 태산을 움직이다

일 년의 절반은 해외를 돌아다니고, 국내에 있는 절반 역시 본사가 있는 사천과 서울사무소를 오간다. 수출 업무를 담당하는 특성상 원래 출장이 잦지만, 임원이 된 후 완제기수출실장 최상열 상무의 일과 시계는 더욱 빨리 돌아간다. 여기에 올해부터 기존에 두 파트로 나눠져 있던 항공기 수출 분야의 업무를 하나로 통합한 까닭에 최상열 상무가 1인 체제로 부서를 통솔하고 있다.

“1사분기는 기존에 제가 맡지 않았던 국가들을 돌아다니며 인사를 했고, 2사분기부터는 올해 해야 할 업무와 국가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특별히 더 바빠졌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통합된 만큼 책임감에 대한 무게는 확실히 높아졌습니다.”

최상열 상무의 말처럼 KAI는 올 초 완제기수출실을 1인 체제로 개편했다. 항공산업 플랫폼이 3~4개 정도로 다양하지 않기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통합이다. 통합을 하게 되면 전체적인 전략이나 판매 품목에 대해 시장에서 일관된 전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두 실로 나눠져 있던 조직을 한 실로 묶으면서 기존에 일하던 분들이 각각 자기들이 겪었던 경험이나 활동에 대해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어요. 어떻게 보면 구성원들은 좀 힘들어졌겠지만 경험을 나누고 지식을 공유한다는 점에서는 윈윈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조금 더 다양한 경험을 한데 묶어서 역량을 키우기 위한 전사적인 전략이자, ‘비전 2020’을 앞당기기 위한 전략적 통합인 것이다.

1사분기 동안 해외 곳곳을 돌아다니며 업무 파악을 완료한 현재, 최상열 상무는 올해 목표한 사업을 완수하는 데 매진 중이다. 구매 부서에서 시작해 감사팀을 거쳐 수출 부서에서 줄곧 경력을 쌓아온 그에게 완제기수출실의 리더는 어쩌면 몸에 꼭 맞는 맞춤복인지도 모른다. 수출, 즉 판매의 기저에는 구매에 대한 이해가 깔려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테이블에서 자리만 바뀌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지금의 저 같은 사람을 응대했던 것이고, 지금은 파는 입장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제 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자리에 앉게 된 겁니다. 구매 업무 이력이 지금의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항공기처럼 큰 제품은 아니더라도 항공기에 들어가는 부품들을 사왔기 때문에 계약의 일반을 비롯해 협상의 기법 등을 많이 배웠으니까요.”

그야말로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몸소 체험하고 터득한 케이스라 할 것이다. 항공산업 신생 업체이면서도 세계 유수의 고객들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당당히 협상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최상열 상무가 지금껏 쌓아온 단단한 경력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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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오니어십(Pioneership), 새로운 태산을 쌓다

항공산업은 한국에서는 새로운 분야다. 아니, 유일한 분야다. 특히 항공기 완제기를 판매하는 분야는 틀이 없다. 때문에 KAI의 리더는 다른 기업의 리더와는 조금은 다른 차원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최상열 상무는 열린 마음과 파이오니어십(Pioneership)을 꼽았다.

“리더의 역할 중 가장 우선하는 게 의사결정입니다. 바른 의사결정을 통해서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데, 이전에 누군가가 이런 일을 했었다면 기록을 보고, 경험을 들으면서 만들어갈 수 있지만, KAI는 입장이 달라요. 자신의 결정에 과감해야 하고, 반드시 올바른 성과로 끌어나가겠다는 의지가 분명해야 합니다.”

매사 그렇게 일하다 보니 구성원들도 나름대로 고민하고 판단하는 과정을 계속 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상의하는 시간도 많아졌다. 최상열 상무는 바로 이 순간 다시 한 번 리더의 역할을 강조했다. 바로 열린 마음이다. 리더는 그럴 때 열린 마음으로 구성원들의 말을 많이 들어주고, 또 의사결정에 변경이 있을 때는 빨리 바꾸고 바로 재정립하는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 즉 KAI의 리더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나가는 파이오니어로서 열린 마음과 열린 귀를 갖고 과감하게 결단을 하고 열정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우리가 처음 완제품 항공기를 들고 협상 테이블에 앉았을 때 한국의 텔레비전과 냉장고는 알고 조선과 자동차도 잘 알지만 비행기는 몰랐습니다. 고객들이 만나주지 않는 경우가 잦았고, 설사 만나더라도 신뢰의 폭이 좁았어요. 대부분의 고객이 미국의 정부구매체계인 대외군사판매(Foreign Military Sale)에 익숙하다 보니 개별 기업이 단독으로 판매를 하는 KAI에 대해서 갸우뚱거렸죠.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우리가 고객을 접할 때는 록히드마틴이나 보잉, 에어버스와는 다른 태도와 전략으로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여 KAI는 2006년부터 고객을 대하는 태도나 전략, 접근 방법 등을 많이 바꿨다. 최근의 좋은 성과는 KAI만의 전략 틀을 빨리 만들었기에 가능한 성과일 것이다. 하지만 최상열 상무는 “아직도 한국에 대해서, KAI에 대해서 의구심이나 일종의 주저함 같은 것을 갖고 있는 고객이 있기 때문에 과감한 결단을 내려서 그들에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리더뿐 아니라 KAI인들이 가져야 할 덕목으로 ‘간절함’을 피력했다.

“역사가 있다는 것은 따라갈 길이 있다는 말입니다. 만약 그 길에 안주하고 간다면 절실함에서 나오는 새로운 아이디어는 줄어들 겁니다. 항공산업을 이끌고 KAI를 전 세계 10대 항공기 제작사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런 간절함과 절실함을 잃지 않고 진일보해야 합니다. 또 선배는 교과서가 아닌 참고서입니다. 선배들의 역사나 기록을 볼 때는 편견 없이 봐야 해요. 그러기 위해선 자부심이 있어야 합니다. 똑바로 볼 수 있다는, 그럴 만한 능력이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면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할 것이고, 그 안에서 나만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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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익체계종합실장 오상철 상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자부심

 

 

누구나 익숙한 길을 선택하게 된다. 쉬울뿐더러 위험요소도 적다. 하지만 모든 처음은 ‘가지 않은 길’에서 시작된다. 한 치 앞이 불확실한 그 길로 과감히 접어들어 오솔길을 낸 길잡이들 덕분에 역사는 한 뼘 진보할 수 있었다.

기획 배화윤 차장 

글 정영아 

사진 안종근

 

 

 

인내, 성공을 부르는 원동력

1987년 입사 이래 KF-16(한국형 전투기) 기술도입생산사업(KFP: Korea Fighter Program)에 참여한 5년여를 제외하고는 헬기 기술과 개발 업무에만 줄곧 매진해온, 소위 ‘헬기 사업의 베테랑’이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그 시간을 인내하고 포기하지 않은 덕분에 한국형 기동헬기인 수리온 개발에 성공했다.

“1996년 헬기를 개발하겠다고 미국 Bell사와 7,000lb급 민수헬기(B427) 국제공동개발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개발 일정 지연 등으로 시장 진입이 늦어졌고, 이로 인한 경쟁력 상실로 해당 사업이 성과 없이 종결되었습니다. 더구나 국제공동개발사업 참여의 최종 목표였던 정부의 헬기개발사업도 사업 준비 기간의 장기화로 지지부진해졌고 결국 수리온 개발사업이 착수(2006년)되기 전까지 개발계획만 작성하고, 수정하기를 반복하며 사업화가 계속 지연되던 당시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꼬박 10년이었다. 혹자는 허송세월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회전익체계종합실장 오상철 상무는 힘들었던 만큼 성과 또한 있었다고 그 시절을 회고했다. 그가 말하는 성과는 바로 완벽한 준비와 기다림, 즉 인내였다. 아무리 긴 시간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완벽하게 준비하면 결국 사업은 똑바로 갈 수 있다는 것. 시간이 좀 지연되겠지만, 그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철저히 분석하고 반성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몸소 체험한 것이다.

또한 그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은 덕분에 오상철 상무는 KAI에서 헬기 개발 파트를 대표하는 회전익체계종합실의 리더가 되었다. Bell사와의 B427 국제공동개발사업에 엔지니어로 참여하면서 2006년 수리온 개발 사업을 시작했고, 개발의 체계종합과 시험평가 그리고 수리온 파생형헬기인 상륙기동헬기 및 경찰청헬기 개발을 완료했다. 또 현재는 회전익체계종합실의 리더로서 LAH/LCH(소형무장·민수헬기 개발사업)과 의무후송전용헬기를 비롯해 경찰청과 산림청 제주소방의 관용헬기 등 수리온 파생형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모든 부서가 그러하겠지만, 수행하는 업무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업무가 없습니다. 체계종합이라는 게 개발의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져야 해요. 그래서 업무 자체의 무게감도 상당합니다. 최초의 요구도 설정 이전인 제안서 작성부터 시작해서 개발 부분을 리딩하면서 제안서를 작성하고 개발 과정에서는 요구도를 정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설계를 리딩하면서 중간 중간 의사결정도 해야 하고요. 마지막으로 시험평가를 거쳐 실제 요구도에 충족하는지를 검증하고 규격화까지 해야 합니다. 즉 체계종합실은 개발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부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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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함, 장기 레이스를 위한 기본

어찌 보면 회전익체계종합실의 업무는 대형 오케스트라 같다. 헬기 개발을 위해 모인 다양한 분야의 부서가 오케스트라단원이라면 오상철 상무를 비롯한 회전익체계종합실 구성원들은 오케스트라를 최고의 수준으로 조율하고 리딩하는 지휘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저희 부서는 체계종합 업무뿐만 아니라 고유 업무도 있습니다. 형상설계, 안전성 분석, 체계공학, 환경공학, 중량분석 등 자기 고유의 기능을 가진 업무도 병행해요. 더불어 각 기능들을 전부 조율하는 통합적 업무를 담당하지요. 따라서 이곳에서는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동시에 여러 가지 기능을 가진 부서의 모든 사람들의 결과를 종합해서 최적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조율하는 인재가 필요해요.”

그러다 보니 때로 악역을 자처할 때도 있다. 모든 사업이 물 흐르듯 잘 가면 좋겠지만, 잘 안 되고 막히게 되면 누군가를 잘못했다고 질책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처럼 오케스트라 지휘자 역시 다양한 악기로 최상의 하모니를 이끌기 위해 때로 악역을 자처하지 않던가. 하여 어떨 때는 껄끄러운 관계도 생긴다. 그런 것들도 감수해야만 실제 개발 업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수행할 수 있다. 즉 일정에 맞춰서 성공시킬 수 있다. 이와 함께 오상철 상무는 개발 엔지니어의 덕목으로 ‘여전함’을 강조했다. 항공기 개발은 장기 사업인 까닭이다.

“평균 10년입니다. 항공기 개발과정은 단기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끈기 있는 여전함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기술발전 추세와 변화에 맞춰 나가야 여전함이 되는 것이지 마냥 예전과 같이 한다면 그것은 ‘우직함’에 불과할 뿐입니다.  큰 안목으로 사물을 보고 꾸준함으로 실천한다는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봐요. 여전한 건강, 여전한 열정 그리고 인간관계에서도 여전함을 지켜나가는 현명한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실력이지요. 실력이 없으면 인정받지 못하니까요.”

KAI가 걸어오고, 또한 앞으로 가는 길은 모두 처음 가는 길이다.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이다. 하여 오상철 상무는 “우리가 하는 것이 한국의 역사를 쓰는 것이다”는 동기부여를 하면서 지금껏 걸어왔다. 동기부여를 하고 같이 하는 사람들이 따라와 주면 무슨 일이든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것이 미래 KAI를 위해 지금껏 KAI를 이끌어온 선배들이, 임원들이 해야 할 역할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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