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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ESSAY 지난 6월 2일 T-X 사업 성공 을 향한 KAI의 날갯짓이 하늘 을 수놓았습니다. 우리의 열정을 싣고 힘차게 날아오른 T-50A의 위용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호령합니다.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우리가 참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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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이보다는 공공성! 이상한 신발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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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이보다는 공공성! 이상한 신발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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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신발 회사가 있다. 2006년 창업한 지 채 10년도 안 되어 연간 매출 2억 5000만 달러(약 3,000억 원)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이 기업이 주로 소비자에게 권하는 신발 디자인은 딱 다섯 종류뿐이다. 나이키, 아디다스처럼 유명한 스포츠 스타를 내세운 마케팅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할리우드 스타를 포함한 소비자가 알아서 입소문 마케팅을 해준다. 입소문만으로 세계적인 신발 회사로 성장한 ‘탐스 슈즈(Toms Shoes)’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도대체 사람들은 탐스 슈즈의 어떤 특별함에 매료된 것일까? 정답은 ‘공공성’이다.

 

글 강양구 일러스트 신미래

 

세상을 구하는 ‘원 포 원’

성공에 목마른 야심찬 청년이 있었다. 세탁소, 케이블 방송, 자동차 운전 학원, 실외 광고 업체 등 네 차례 창업을 했다.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성공이라고 말하기엔 부족한 성적표만 남았다. 2006년 1월, 그는 머리를 식히고자 아르헨티나로 휴가를 떠났다. 바로 탐스 슈즈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아르헨티나에서 수많은 어린이가 신발 없이 맨발로 다니는 빈곤의 현장을 곳곳에서 목격했다. 신발 없는 어린이의 발은 상처투성이였고,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한 상처가 덧나서 심각한 상황에 이르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마음이 아팠다. ‘이 어린이에게 도움을 줄 수 없을까?’

그러던 그의 눈에 ‘알파르가타’가 보였다. 알파르가타는 농부들이 수백 년 동안 신던 캔버스(Canvas) 소재의 굽 없는 신발이다. 바닥은 황마로 만들고 발등은 천이나 끈으로 만든 전통 신발이었다. 그는 이 전통 신발을 현대적으로 변형해서 편안한 신발을 만들어서 팔자고 결심했다. 결국, 아르헨티나 여행 몇 개월 만인 2006년 여름에 탐스 슈즈가 세상에 등장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마이코스키는 아르헨티나 어린이와 마음속으로 했던 약속을 지키고자 했다. 북미에서 탐스 슈즈가 한 켤레 팔릴 때마다 신발이 필요한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에게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하는 프로그램을 착안했다. 탐스 슈즈의 이름도 ‘내일을 위한 신발(Shoes for Tomorrow)’에서 따온 것이다.

마이코스키 자신도 반신반의했다. 처음에 탐스 슈즈의 기부 목표는 연간 200켤레였다. 하지만 좋은 디자인, 편안한 착용감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발이 없는 어린이에게 도움을 주는 일 대 일 기부 공식(one for one)에 대중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이 따뜻한 기삿거리에 주목한 언론이 먼저 움직였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를 비롯한 각종 매체에서 탐스 슈즈를 소개했다.

언론의 뒤를 따라서 할리우드 스타들이 이 새로운 신발을 찾았다. 스칼렛 요한슨, 키이라 나이틀리, 시에나 밀러 같은 당대의 가장 핫한 여배우들이 탐스 슈즈를 신은 모습이 파파라치 사진을 통해서 공개되었다. 탐스 슈즈의 인기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결국 금세 1만 켤레의 신발이 팔렸다.

탐스 슈즈는 2006년 10월, 약속대로 1만 켤레의 신발을 아르헨티나 어린이에게 전달했다. 그 이후 전 세계 곳곳으로 진출한 탐스 슈즈는 창업 4년 만인 2010년에 100만 켤레 이상을 판매하더니, 2013년을 기점으로 1,000만 켤레 이상을 팔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3년 6월, 한 어린이에게 1,000만 번째 신발을 기부했다.

탐스 슈즈의 특별한 경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신발에 이어서 안경을 판매하기 시작한 탐스 슈즈는 역시 ‘원 포 원(one for one)’ 원칙을 지켰다. 안경 한 개를 판매할 때마다 가난한 사람에게 시력 교정 안경을 제공하거나, 아예 한 걸음 더 나아가 시력 교정 수술을 해주기로 한 것이다.

특히 탐스 슈즈는 백내장 수술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시력을 잃는 대표적인 원인 가운데 하나인 백내장은 15분 정도의 수술만으로도 2~3일 만에 시력이 회복될 수 있다. 탐스 슈즈는 안경 판매를 시작한 2011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총 15만 명 가난한 사람의 백내장 수술을 지원해 세상을 다시 볼 수 있게 했다.

 

탐스 슈즈, 15만 명에게 빛을 선물하다

신발 한 켤레를 팔 때마다 한 켤레를 기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물론 이런 ‘원 포 원’ 기부에 들어가는 비용의 일부는 소비자가 지불한다. 그래서 탐스 슈즈가 회사의 기부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이런 비판은 과하다. 대다수 소비자가 신발을 사면서 기부도 할 수 있어서 탐스 슈즈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탐스 슈즈는 나이키나 아디다스와 같은 다른 신발 회사에 비해서 훨씬 적은 이익을 낸다. 대신에 탐스 슈즈는 마케팅이나 디자인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인다. 우선 탐스 슈즈는 몸값이 비싼 스포츠 스타를 고용한 광고를 하지 않는다. 또 신발의 종류도 최소한으로 줄여서 디자인에 들어가는 비용도 줄인다.

탐스 슈즈는 돈을 들여 마케팅을 하는 대신 고객의 도움을 받는다. 탐스 슈즈의 상품을 사서 신은 전 세계의 고객이 보내준 착용 사진은 곧바로 이 회사의 마케팅 수단이 된다. 탐스 슈즈는 돈 한 푼 내지 않고 고객을 모델로 기용해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서 신발이나 안경을 광고한다.

굳이 비싼 돈을 주고 스타 모델과 광고 계약을 할 필요도 없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자신이 원해서 탐스 슈즈를 사서 신기 때문이다. 탐스 슈즈가 편하고 예뻐서만은 아니다. 이들 스타도 ‘원 포 원’ 기부를 실천하는 탐스 슈즈를 싣는다는 착한 이미지를 자신과 겹치고 싶어서다. 덕분에 탐스 슈즈는 돈 한 푼 안 들이고 스타를 모델로 쓰고 있다.

탐스 슈즈의 최고 경영자 마이코스키의 또 다른 직함은 ‘최고 신발 기부자(Chief Shoes Giver)’다. ‘원 포 원’으로 상징되는 이 회사의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 물론 신발과 안경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 마이코스키와 탐스 슈즈 역시 이런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탐스 슈즈는 2015년에 아이티에 신발 공장을 지었다. 좋은 노동 환경에 정당한 임금을 지불하는 일자리를 가난한 사람에게 제공함으로써, 탐스 슈즈가 제공한 신발을 신고서 자란 어린이와 청소년이 한 명의 당당한 생활인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이미 아르헨티나 등에는 탐스 슈즈의 공장이 그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해변에서 차로 7분 떨어진 곳에 있는, 직원 350명이 일하는 탐스 슈즈의 본사에 들어서면 로비 벽에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마거릿 미드의 말이 걸려 있다. 돈을 버는 게 최우선일 수밖에 없는 사기업이 공공성을 최우선에 놓으면서 시작한 역발상의 실험. 탐스 슈즈야말로 미드의 말을 실천하는 기업이다.

“소수의 사려 깊고 헌신적인 시민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마라. 실제로 세상은 그런 소수에 의해서만 바뀌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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