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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APT사업 특집⓵

황금알을 낳는 최후의 시장 미 공군 APT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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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X 특집-part1_메인.jpg

연재 순서

① 미 공군 APT사업 현황 및 분석

② 경쟁 기종 분석 pt.1

③ 경쟁 기종 분석 pt.2


지난 6월 KAI는 APT(Advanced Pilot Training)사업에 제안할 T-50A의 첫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앞으로 최소 20년간 미 공군의 대규모 고정익 항공기 획득사업으로는 마지막 남은 시장이라 할 수 있는 APT사업의 본격 레이스를 시작한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미 공군 APT사업의 현황과 의의 그리고 APT사업이 향후 시장에 미치게 될 영향 등을 자세히 살펴본다. 아울러 앞으로 2회에 걸쳐 T-50A와 경합할 경쟁 기종들의 강점과 취약점을 분석하기로 한다.


기획 배화윤 차장 글 조문곤 항공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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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A/B/C는 공군과 해병대, 해군에서 동시에 운용하는 극단적 공통성을 추구했지만 복좌형은 존재하지 않는다. 학생 조종사가 첫 비행을 솔로 비행으로 실시해야 하는 만큼 지상훈련의 핵심인 시뮬레이터는 극단적인 사실성과 정확성을 가져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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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22와 F-35로 대표되는 5세대 전투기의 등장은 T-38을 비롯한 기존 훈련기에 의한 조종훈련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APT사업이 그리는 거대한 밑그림

표면적으로 APT사업은 단순히 미 공군이 오랜 기간 운용한 보잉 T-38 탈론(Talon)을 대체하기 위한 프로그램처럼 보인다. APT사업은 2023년부터 2029년까지 점진적으로 도태될 T-38을 대체하기 위해 350대의 신형 훈련기를 도입하는 사업이다. APT사업이 주목받는 것도 450여 대에 달하는 T-38의 막대한 대체 소요가 한몫을 했다. 미 공군 소요만으로도 향후 전 세계 훈련기 소요를 전부 합친 것에 필적하며 조종훈련 이외에도 다양한 임무에 쓰이고 있는 T-38의 잠재적 대체 소요는 최소 100대 이상이 더해진다. 특히 APT사업의 승자는 세계 최대·세계 최강의 미 공군 전투기 조종사 훈련체계 공급자라는 상징성으로 훈련기 시장에서 엄청난 프리미엄을 갖게 된다. 더불어 최소 350대를 보장받는 막대한 물량 덕분에 향후 경쟁 기종 대비 월등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생산 물량이 늘어날수록 초기 개발비와 초기 생산투자비의 분산효과 역시 커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 공군의 3대 최우선 획득 프로그램, 즉 록히드마틴의 F-35로 결정된 JSF(합동타격기사업), 보잉의 KC-46A로 결정된 KC-X (공중급유기사업) 그리고 노스롭 그루먼의 B-21로 결정된 LRS-B(장거리 타격 폭격기사업) 이후 APT사업과 같은 대규모 고정익 항공기 획득사업은 가까운 장래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APT사업을 단순히 막대한 물량과 향후 시장 소요 측면에서만 이해해서는 안된다. APT사업이 그리는 밑그림은 그보다 훨씬 거대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APT는 5세대 전투기 조종사 훈련을 가장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가장 선진화된 종합훈련체계다. 동시에 F-35를 도입하는 국가라면 필연적으로 함께 구매할 수밖에 없는 통합훈련 패키지 상품과 같다. APT사업은 훈련기 시장뿐만 아니라 전투기 시장에까지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예고할 만큼 의미가 큰 것이다. 미 공군은 최근 사업 명칭을 T-X에서 APT사업으로 변경했는데, 이는 APT가 단순한 훈련기가 아닌 가장 진보된 종합훈련체계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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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의 T-38은 각종 테스트 플랫폼과 함께 비행하며 사진 및 영상을 촬영하거나 육안 관찰 임무 등을 수행하는 추적기 역할을 주로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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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A의 유일한 운용 부대인 화이트맨 미 공군기지의 제509폭격비행단 소속 T-38이 B-2A와 비행하고 있다. B-2A의 비행 시간당 비용이 13만 5,000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단순한 비행훈련은 운용비 절감을 목적으로 T-38을 통해 대체비행훈련을 실시한다. 이는 F-22나 U-2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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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38의 마지막 수명연장사업이 될 PCIII. 조종석을 감싸는 기골부터 중앙동체 벌크헤드까지 사실상 하중이 걸리는 거의 모든 부분이 신품으로 교체된다.


APT사업과 F-35의 상관관계

미국은 베스트셀러인 F-4와 F-16을 통해 지난 수십 년 동안 전투기 시장을 석권했다. 이와 동시에 동맹국들에 대해 F-104와 F-5를 대량으로 공급하면서 자국 중심의 무기 체계를 폭넓게 구축해 막대한 부가 수익을 창출한 바 있다. 이처럼 우수한 미국제 전투기들이 당대의 표준 전투기로 여겨지며 시장에 대량으로 공급되었지만 이 기체들을 조종할 조종사들을 훈련시키기 위한 훈련기 시장은 달랐다. 궁극의 조종훈련을 담당하는 고등훈련기라 하더라도 중소형 기체 크기를 가져 제작하기 쉬울뿐더러 복잡한 항전장비나 높은 생존성이 요구되는 기체가 아니다 보니 많은 국가에서 훈련기를 자체적으로 개발·운용했다. 개발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상대적으로 개발하기 쉬운 훈련기 시장은 언제나 많은 기종이 나름대로의 시장을 세분화해 점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일선에 배치된 군용기의 복잡화, 첨단화가 극단적으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F-22, F-35로 대표되는 최첨단 5세대 전투기의 등장은 전투기 시장뿐만 아니라 훈련기 시장의 판도를 덩달아 흔들고 있다. 기존 전투기는 고성능의 항전장비와 기동성·타격력 중심의 개발 요구도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반면 5세대 전투기부터는 초고성능의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다양한 최첨단 센서들을 융합·활용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육·해·공 플랫폼과 네트워크로 연계된 정보 관리가 핵심 능력이 되고 있다. 이는 만들기 쉽고, 복잡한 항전장비를 탑재할 필요가 없었던 기존 훈련기로는 수행할 수 없는 영역이다. 이것은 기존의 훈련기로는 5세대 전투기 조종사 양성에 있어 한계에 직면할 것이 분명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예컨대 탑재 장비가 대폭 개량된 4세대나 4.5세대 전투기 조종훈련만 하더라도 기존의 훈련기만으로는 조종사훈련을 마무리할 수 없다. TA-50 전술입문기 도입 이전 KF-16을 기종 전환 및 작전가능훈련(CRT) 기체로 운용했던 우리 공군의 사례처럼 일선의 기체를 부분적으로 전용하기도 한다. 유럽 13개국이 미 공군에 조종훈련을 위탁하는 ENJJPT(Euro-NATO Joint Jet Pilot Training) 프로그램도 좋은 예다. ENJJPT는 본래 비용 절감과 미국·유럽·NATO 간 상호 운용성 향상을 목적으로 출발했지만, 자국 고등훈련기로 첨단화되는 전투기에 조종훈련 역량을 맞추는 것이 점점 한계에 직면하면서 위탁 교육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미 공군마저도 고등비행훈련 18개 과제 중 12개는 T-38로 수행이 불가능하여 학생 조종사가 조종하게 될 기종으로 구성된 정규 훈련부대(Formal Training Unit)에서 나머지 과정을 별도로 밟아야 하는 실정이다.

F-35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APT사업의 거대한 밑그림은 바로 여기서 드러난다. F-4, F-16의 성공적인 시장 장악의 계보를 잇고 있는 F-35는 미국이 수출하는 유일한 5세대 전투기이다. F-35 도입을 통해 미래 전장을 준비하려는 국가들의 훈련기는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과 능력을 가져야만 한다. 게다가 4.5세대에 이르는 전투기의 조종훈련이 복좌훈련형 기체 중심이었던 것과는 달리 F-35는 복좌형이 없다. 비행훈련 중 교관이 후방석에서 동승 비행하며 밀착 지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 조종사는 종전과는 차원이 다른 비행 성숙도를 지상에서 달성한 뒤 비행해야 한다. APT사업에서 지상훈련체계(GBTS: Ground Based Training System)가 크게 강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로 조종훈련 패러다임의 시프트라 할 수 있다.

이에 비추어볼 때 F-35를 도입할 국가들은 APT사업에서 채택된 훈련체계에서 최적의 훈련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앞서 설명한대로 APT사업이 전투기 시장에 파급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은 이 때문이다. APT사업의 패자는 종전의 독자적인 훈련기 시장이 아닌 F-35와 마치 패키지 상품처럼 묶여 전투기 시장에 종속되고 잠식당한 훈련기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거꾸로 APT사업의 승자에게는 기존의 훈련기 시장에만 한정되던 시장 영역이 F-35와 패키지가 되어 전투기 시장으로까지 확대되는,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시장이 주어지는 것이다.


T-38과 APT사업

T-38이 미 공군에 처음으로 도입된 것이 1961년이니, 이른바 노인 학대의 대명사라는 B-52 폭격기 못지않은 운용 기간을 자랑하고 있는 셈이다. T-38은 1972년까지 미군에만 무려 1,100대 이상이 도입됐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개량을 거듭해 현재 주력으로 운용되고 있는 것은 최신예 글래스 콕핏을 갖추고 항전장비가 개량되어 2002년부터 배치를 시작한 T-38C다. T-38C로의 개량은 매년 꾸준하게 이루어져 현재는 50대의 T-38A를 제외하고 453대의 T-38C가 일선에 남아있다. 하지만 최근 미 공군이 T-38에 대해 주력하고 있는 것은 T-38C의 성능 개량보다는 수명 연장이다. 어차피 고도화된 5세대 전투기들에 대한 비행훈련 과제의 상당수는 T-38C로도 끝낼 수 없어 해당 기종에서 별도로 수행해야 한다. 게다가 모든 T-38 전력은 2030년 이전에 모두 도태될 것이므로 지속적인 성능 개량에 대한 필요성이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이다. ‘Pacer Classic’이라는 이름으로 1984년부터 시작된 T-38C 수명연장사업은 최근 3단계인 Pacer Classic Ⅲ(PCⅢ)로 이어지고 있다. PCIII는 지금껏 실시된 T-38 수명연장사업 중 가장 대규모이면서 기체 각부의 가장 넓은 범위에 수명연장이 실시되는 사업이다. PCⅢ 작업이 실시된 첫 T-38C가 2015년 7월 공개된 바 있으며, 2021년까지 150대 이상의 T-38C가 PCⅢ 작업을 받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T-38C는 2030년 도태 전까지 안정적인 기체 내구성을 확보하게 된다.

APT사업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미국의 저명한 싱크탱크인 RAND연구소에서 2005년 내놓은 보고서 <장차작전에서의 훈련기 요구 영향성 연구(Assessing the Impact of Future Operations on Trainer Aircraft Requirements)>를 만나게 된다. 이는 미 공군 교육훈련사령부가 T-38을 수명연장을 통해 계속 운용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기체를 도입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 용역을 의뢰한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T-38은 기골 보강과 개량을 통해 여전히 대부분의 기종에 필요한 훈련 성과를 낼 수는 있는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그러나 고기동성을 갖춘 F-22의 경우 T-38로는 F-22에 맞는 고기동훈련을 소화할 수 없고, 그에 따른 의식상실(G-LOC)의 우려가 높으며 F-16을 활용한 별도의 훈련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보고서는 F-22와 F-35는 복좌형이 없고 최첨단 플라이-바이-와이어 비행제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유사한 조종 계통을 가진 항공기와 고도의 지상훈련체계 추가 소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미 하원 군사위원회는 T-38을 신형 훈련기로 대체하기로 결론을 내리는데, 이것이 바로 APT사업의 태동이었다. 현재 미 공군 조종사들은 T-6 텍산Ⅱ로 UPT(Undergraduate Pilot Training) 과정을 공통적으로 밟고 있다. UPT 수료 이후 전투기·폭격기 조종사들은 T-38로 고등비행훈련을, 공중급유기·수송기 조종사는 비치크래프트/레이시온 T-1 제이호크(Jayhawk)로 고등비행훈련을 받는다. T-38은 현재 미 공군 교육훈련사령부 예하 16개 비행대대와 예비군사령부 예하 5개 대대에서 고등비행훈련과 전투기본과정(IFF: Introduction to Fighter Fundamentals)을 수행한다. 조종사 훈련임무 외에도 T-38의 활용 범위는 상당히 넓은 편이다. 이른바 ‘Companion Trainer’라 불리는데 운용 비용이 고가인 F-22의 운용 부대(제352전투비행단)와 B-2A 스텔스 폭격기 운용 부대(제509폭격비행단)에 소속되어 부대 운용비 경감을 위한 대체비행훈련용 기체로 운용되고 있다(제325전투비행단의 T-38은 F-22의 가상적기 임무도 병행). 또한 비행이 매우 까다로운 U-2 정찰기의 대체비행훈련용으로도 쓰이며 미 공군 물자사령부와 미 해군 NSAWC(Naval Strike and Air Warfare Center)에서 테스트기로,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는 각종 테스트 모니터링을 위한 추적기(Chaser Aircraft)로 운용하고 있다.


APT사업의 잠재 소요

앞서 열거한 T-38의 임무는 대부분 APT사업이 승계할 것이다. 더불어 2015년 3월에 공개된 APT사업의 요구 성능에는 사업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이유로 가상적기 옵션이 배제되어 있다. 하지만 미 공군은 2016-2020 회계연도에 약 2억 2,050만 달러 규모의 예산으로 APT사업에 가상적기 임무 수행을 위한 레이더와 데이터링크, 무장 및 재밍포드 등을 탑재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18 회계연도에 예산 집행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그리 긴급한 소요는 아니다.

미 공군은 2014년 F-15를 운용하던 제65가상적기비행대대를 예산 문제로 해편시킨 뒤 F-16C 초기형을 유일한 가상적기로 운용하고 있으며, 미 해군은 F-5와 F/A-18A+/B를 가상적기로 운용 중에 있다(참고로 제65가상적기비행대대의 F-15는 주방위공군 제194전투비행대대로 이관돼 가상적기 임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다). 부분적으로 부족하거나 추가적인 가상적기 임무는 ATAC, 드라켄 인터내셔널, Air USA와 같은 민간 가상적기 서비스 업체가 미 공군·해군과 비정기적 계약을 통해 대신하고 있다. 미 공군과 해군은 가상적기 항공기들이 기본적으로 기령이 높은 기체들인 만큼, 향후 이들의 도태를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며 결국 이는 APT사업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반면 APT사업이 향후 미 해군과 해병대의 보잉 T-45 고스호크(Goshawk)까지 대체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는데, 이것은 다소 무리가 있는 추측이다. T-45는 잘 알려진 것처럼 영국 BAE 시스템즈의 호크를 기반으로 맥도널 더글라스(현 보잉)가 함재훈련기로 개조한 기체다. T-45가 신형기로 대체되어야 한다는 관점은 호크 중에서도 비교적 오래 전인 1981년부터 모습을 드러낸 파생형인 Mk.60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노후된 기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호크는 애초부터 함재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T-45는 호크와 사실상 완전히 다른 기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개조가 이루어진 기체다. 또한 T-45가 미 해군과 해병대에 채용된 것은 1991년이지만 마지막 221번째 기체가 해군에 인도된 것은 2009년의 일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미 해군과 해병대에서 운용 중인 200여 대의 T-45는 이미 70대 이상이 최신예 글래스 콕핏과 HUD를 갖춘 T-45C로 개량을 마쳤고, 그 수량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다.

해상 운용과 항모 이착함 등 T-38에 비해 거친 환경에서 운용되는 특성상 T-45가 T-38과 같은 운용 기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없지는 않았다. 이미 2006년에 T-38과 T-45를 APT사업 단일기체로 통합하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다. 그러나 항공기획득사업에 있어서만큼은 미 해군과 미 공군의 기종 단일화가 과거 F-4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요망하는 결과를 거둔 적이 없다. 따라서 T-45의 대체가 지금보다 더 시급성을 갖는 상황이라 가정해도 국방성 내부에서 T-45를 APT사업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미 해군은 T-45C로 개량할 기체 수량을 지속적으로 늘려가는 한편 수명연장프로그램(SLEP)도 착실히 진행해 최소 2035년까지 운용할 예정이다. 따라서 APT사업의 잠재 소요에 T-45의 대체 소요가 반영되는 것은 매우 먼 미래의 일이 될 것이다.

오히려 APT사업의 잠재 소요는 다른 곳에서 도출할 수 있다. 바로 F-35를 도입할 수 없는 규모의 국방비를 지출하는 중소 국가에게 필요한 F-16급 전폭기 소요가 그것이다. F-16은 2016년 주문량 기준으로 2019년 생산이 종료된다. 추가 주문이 있다면 F-16의 생산라인은 좀 더 유지될 수 있겠지만 생산 종료가 임박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때 APT사업은 F-16 단종 이후 미국제 F-16급 전폭기를 원하는 국가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APT사업의 요구 조건은 웬만한 전투기의 수준에 필적하므로 약간의 개조만으로도 중소 국가의 최일선 전투 자산으로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APT사업은 미래 전투기의 필수 조건인 AESA 레이더나 실질적 무장운용을 위한 화력제어시스템 전투 체계 탑재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 훈련 목적 달성을 위해 레이더 및 화력 운용은 소프트웨어에 의해 가상으로 구현될 뿐이다. 따라서 APT사업이 실질적인 F-16급 전폭기 소요를 충족하려면 대대적인 추가 개발이 필요하므로 먼 미래의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APT가 매우 장기간 생산·운용될 기체라는 점, 훈련기 특성상 임무 확장성이 매우 크다는 점 그리고 F-16 단종 이후 F-16급 전폭기 소요가 크다는 점을 볼 때 APT사업의 장기적 잠재 소요로 간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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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병대에서 가상적기로 운용 중인 F-5N. 다양한 유형의 적을 모사하기 위해서는 여러 기종의 가상적기가 운용되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지속적인 국방 예산 삭감으로 이러한 방향성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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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의 T-38과 성격이 매우 다른 데다가 독자적인 훈련 체계를 갖는 미 해군·해병대의 T-45를 APT사업의 대체 소요로 보기는 아직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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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ner takes all’. APT사업의 승자는 훈련기 시장을 석권하게 될 뿐만 아니라 잠재 소요를 통해 막대한 추가 물량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모든 것을 가져가게 될 것이다.


APT사업의 자격

앞서 설명한대로 APT사업의 태동은 2000년 중반이다. T-38의 노후화와 산발적으로 터지던 T-38 추락사고로 인해 APT사업에 대한 요구는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나 예산 문제로 좀처럼 본격화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2011년부터 T-38의 임무 가능률이 75%에 그치면서 T-38에 의한 조종훈련 자체에 상당한 개선 소요가 도출되자 APT사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고 업계가 기다리던 요구 성능이 2015년 3월에 공개된 바 있다. 기본적으로 공중급유 능력을 갖추고 T-38보다 10% 연료를 적게 소모해야 할 APT사업의 요구 성능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높은 비행하중(G) 유지능력(6.5G 기준), 높은 정확도와 정밀도의 시뮬레이터 시현 성능 그리고 장기간 운용 가능한 기체 내구성이 그것이다. 특히 비행훈련에 관련해서는 5세대 전투기훈련에 적합하도록 통합센서와 데이터링크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기대운용기간을 의미하는 내구성은 당시 미 공군 교육훈련사령관이었던 로빈 랜드 장군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50년 이상으로 언급한 바 있다.

미 공군이 APT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중점을 두는 것은 투명한 획득프로세스를 통해 비용과 성능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공군장관 드보라 제임스는 최적 비용의 획득프로세스 구축과 업계와의 긴밀한 소통을 골자로 하는 ‘Bending the Cost Curve’ 구상을 통해 APT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의 체계적이고 면밀한 APT사업 준비를 위해 APT사업의 요구 성능 초안이 2012년 공개됐고, 당초 계획된 제안요청서(RFP) 교부는 업계의 요구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올해 12월 말로 연기됐다.

업계와의 소통이 강조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KC-X와 LRS-B가 겪었던 진통에 따른 것이다. KC-X와 LRS-B는 워낙 대규모 사업이었고 업계의 사활이 걸려 있었던 만큼 경쟁은 치열하고 각종 로비가 횡행했다. 또한 획득프로세스에 조금이라도 결점이 있으면 선정 결과에 업체가 승복하지 못하고 미 회계감사원(GAO) 등에 제소나 소송 등으로 이어졌다. 이는 획득프로세스의 신뢰성에 타격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법적 분쟁 기간 동안에는 사업을 완전히 중단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일정 지연으로 인한 비용 상승을 초래했다. 이러한 경우 사업비 통제가 관건인 대규모 획득사업에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미 공군성은 APT사업 역시 유례없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미 공군성은 업계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KC-X와 LRS-B의 전철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APT사업이 단순히 낮은 가격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성능과의 밸런스를 중시한다는 점은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제안요청서 초안에서 잘 드러난다. 평가 항목 중 요구 성능을 상회하면 항목별로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역시나 투명한 획득프로세스를 강조한 APT사업답게 항목별 인센티브 기준 금액까지 명시했다. 예를 들어 최대 비행 하중 기준인 6.5G에서 0.1G를 올릴 때마다 1,320만 달러를, 7.0G 이상부터는 0.1G를 올릴 때마다 440만 달러를 인센티브로 부여받으며, 상한 비행 하중 기준인 7.5G까지 올리면 8,800만 달러의 인센티브가 책정된다. 인센티브는 고스란히 업체의 제안가에서 차감돼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업체 입장에서는 제안 가격을 인하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고, 미 공군 입장에서는 성능 강화를 도모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APT사업에는 KAI/록히드마틴의 T-50A, 레이시온/레오나르도 핀메카니카/CAE의 T-100, 보잉/사브 컨소시엄, 노스롭 그루먼/BAE 시스템즈/L-3 컨소시엄이 격돌한다. 스콜피온(Scorpion)을 제안하려 했던 텍스트론에어랜드는 APT사업의 요구 성능을 도저히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최근 입찰 철회를 시사했다.

미 공군의 APT사업 최종 기종 선정은 2017년 말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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