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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Story

150년 찍고 200년으로 간다 ‘장수 기업’ 바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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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글로리 스토리_BASF.jpg

바스프(BASF)? 분명 어디선가 들어봤던 이름인데 생소하다. 하지만 독일에 본사를 둔 바스프는 연 매출이 약 90조 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화학 기업이다. 바스프는 미국 종합 경제지 포춘(Fortune)이 2016년 발표한 ‘500대 기업’ 리스트에서 전체 기업 가운데 88위, 화학 업종에서는 1위였다. 세상의 수많은 화학 기업에서 근무하는 이들에게 바스프는 신화다.

화학비료, 스티로폼, 자외선 차단제의 피부 보호 필터, 기저귀에 들어가는 수분 흡수재 등이 바스프의 실험실에서 발명되었다. 매년 유럽 특허 출원 순위에서 전체 10위 안에 들뿐만 아니라 화학 업종 1위를 놓치지 않는다. 특이한 것은 이런 혁신적인 기업이 무려 150살이 넘은 ‘장수 기업’이라는 사실이다. 1865년 설립한 바스프는 작년(2015년) 150번째 생일을 맞았다.

 

글 강양구 일러스트 신미래

 

바스프의 장수 비결, 혁신

대다수의 일류 기업이 수십 년도 버티지 못하고 도태되는 상황에서 150년 넘게 업계 최정상의 위치를 지켜온 바스프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프리드리히 엥겔호른(1821~1902년)이 처음 바스프를 시작할 때, 이 기업의 정체성은 염료 제조였다. 19세기 중반 산업혁명을 주도하던 섬유, 방직산업에 색깔을 입히는 염료를 만들어서 공급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청바지의 파란색을 내는 염료 ‘인디고(Indigo)’를 처음 인공으로 합성해서 생산한 것도 바스프다(1885년).

바스프는 염료에 이어서 화학비료산업에 뛰어들었는데, 이 과정도 흥미롭다. 프리츠 하버는 1908년에 질소와 수소로 화학비료의 원료가 되는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방법을 발표했다. 이 연구에 주목한 바스프는 하버와 공동으로 값싼 화학비료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결국 바스프는 1913년 세계 최초로 화학비료를 대량 생산한다.

바스프가 이때 개발한 ‘하버-보슈법’은 지금도 화학비료의 약 40%를 생산할 정도다. 그렇다면, ‘하버-보슈법’의 보슈는 누구일까? 바스프가 하버와 암모니아의 합성 방법을 개발할 때, 바스프 직원으로 하버와 공동 연구를 한 책임자가 바로 카를 보슈다. 그러니 ‘하버-보슈법’의 다른 이름은 ‘하버-바스프법’으로 불러도 무방하다.

그러나 바스프는 2012년 화학비료사업을 러시아 회사에 매각한다. 인디고 등 염료 제품 역시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다. 바스프보다 더 잘 만들 수 있는 경쟁자가 있는 제품은 비록 현재로서는 수익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미련 없이 빠져나오는 것이다. 그 대신 바스프는 혁신을 통해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다.

예를 들어, 바스프가 지금 주력하는 분야는 전기자동차에 쓰이는 전지다. 앞으로 전기자동차가 대세가 되면 그 핵심 부품인 전지 수요가 늘 수밖에 없으리라고 전망한 것이다. 기저귀에 쓰이는 초강력 흡수 물질은 이미 또 다른 성공 신화를 썼다. 전 세계의 수많은 기저귀 회사에서 바스프의 이 흡수 물질을 사서 쓴다.

일반인에게 바스프가 생소한 데는 이유가 있다. 바스프는 더 이상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소비재를 생산하지 않는다. 한때 바스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디오테이프, 비디오테이프 생산 회사였다. 하지만 1980년대 CD를 비롯한 디지털 저장 매체가 등장하자, 바스프는 오디오테이프, 비디오테이프 생산 산업을 접으면서, 더 이상 소비재를 생산하지 않는 대신 수분 흡수 물질을 기저귀 회사에 공급하는 것과 같은 B2B(기업 대 기업)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바스프가 세계 최대의 화학 기업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것은, 이처럼 현재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때문이다.

 

혁신의 비법, 네트워크를 통한 시너지

그렇다면 늙은 기업인 바스프가 혁신의 에너지를 끊임없이 충전할 수 있는 비법은 어디에 있을까? 최초의 화학비료 생산 과정에서 대학에 있었던 하버와 공동 연구를 수행한 데서 알 수 있듯이, 바스프는 끊임없이 기업 외부와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요즘에는 상식이 되어버린 대학과 기업의 공동 연구 즉, ‘산학 협력’ 모델을 최초로 개발한 것도 바스프다.

바스프 혁신의 또 다른 비법은 ‘페어분트(Verbund)’라고 불리는 바스프 고유의 생산 시스템이다. 페어분트는 상호 연결된 수많은 기업이 한곳에 모여서 생산, 관리, 유통에 들어가는 비용을 낮추는 식으로 시너지를 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화학 공장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인근 공장에서 원료로 사용하면 양쪽 다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바스프는 독일 루트비히스하펜에 200개가 넘는 공장을 한곳에 모아 놓음으로써 이런 페어분트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곳은 전 공장을 파이프로 연결해서 원자재 수송에 있어서 발생되는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했는데, 이런 페어분트로 이곳에서만 연간 5억 유로(약 6,300억 원)의 석유를 아꼈다.

현재 바스프는 루트비히스하펜 외에도 미국 프리포트와 가이스마, 벨기에 앤트워프, 말레이시아 콴탄, 중국 난징 등 총 6개 도시에서 대규모 페어분트 공단을 운영하고 있다. 사실 페어분트는 이제 바스프를 넘어서 화학 기업이라면 누구나 흉내 내는 방식이 되었다. 바스프 방식이 화학 업종의 표준이 된 것이다.

 

바스프, 미래를 준비하다

19세기 중반에 등장한 바스프가 22세기까지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낙관적이다. 이 기업은 현재 미래산업으로 두 가지를 선점하고자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나는 석유나 가스를 원료로 하지 않고 옥수수나 콩 혹은 식용으로 사용하지 않은 식물을 자원으로 기존의 화학제품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 기체를 내뿜을 뿐만 아니라, 고갈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석유나 가스 같은 화석 연료가 아닌 식물 연료를 이용해 화학산업의 근본적인 혁신을 꾀하는 것이다.

또 다른 미래산업은 앞에서도 언급한 전기자동차에 쓰이는 2차 전지다. 바스프 탄생 200주년이 되는 2065년에 석유나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지 않는 자동차가 도로를 다니더라도, 그 안에는 바스프의 화학 공장에서 제작한 핵심 부품이 들어간 전지가 장착되어 있으리라는 것이다.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서 150년을 버텨온 바스프, 이제 바스프는 200년을 향해서 새로운 도전의 역사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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