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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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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익ILS개발팀 김세욱 책임연구원이 추천하는 제주도 여행기>

 

늘 무언가는 생겼다 사라지고 사라졌다 생겨난다. 추억 속 여행도 그러하다. 4년 전 떠난 제주도 여행을 돌이켜보면 많은 것이 변했다. 2012년 그해에 제주도와 부산을 왕복하던 배편이 사라졌고 제주도와 삼천포 항로에 배가 증설됐다. 2017년 지금, 제주도와 부산을 오가는 배편이 다시 생겨났고 이제 삼천포와 제주도를 오가던 배편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추억 속 어느 곳은 사라져 안타깝고, 그대로라 반갑다. 지난 추억 속 제주도 여행을 생각하며 다시금 미소 짓는다.

 

<글 고정익, ILS개발팀 김세욱 책임연구원 / 사진제공 그리스신화박물관, 제주관광공사>

 

 

여행의 시작은 설렘으로

2012년 4월 30일. 아내와 아영, 인영 두 딸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떠났다. 회사 일과가 끝난 후 당시 신설된 삼천포와 제주를 오가는 두우해운의 제주월드호를 타기 위해 삼천포항으로 서둘러 움직였다. 배를 타고 떠난 여행은 처음이라 항구에 일찍 도착했다. 절차에 따라 선착장에서 차를 탁송하고 매표한 후 인근 사량도 선착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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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항공관 :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녹산로 554 / 064-784-5322 / 09:00~17:00 휴무일 명절 당일, 기상특보 발효 시 /무료 >

 

밤 10시가 되어서야 제주월드호에 오를 수 있었다. 배정된 2등칸 4인실에 입실해 배를 구경하고 있으니 서서히 배가 움직였다. 큰 배를 타고 10시간 이상 여행을 해 본 적이 없어 살짝 긴장했지만, 딸들은 여행에 들뜬 모습이다. 멀미약을 먹은 덕인지 아이들은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품은 얼굴로 잠들었다. 아이들이 행복해 하니 나 역시 행복해졌다. 다음날 6시경에 빨간 등대가 보여 제주도에 도착했다. 본격적인 여행이 이제 시작됐다.

 

 

 

아이 감성에 맞춘 체험 여행

제주항에 내려 차를 인계받은 후 내비게이션이 알려준 인근 해장국집에서 아침을 해결했다. 첫 일정으로 잡은 장소는 삼국지랜드. 변검 공연을 보려 했건만 아쉽게도 내부 사정으로 운영이 취소됐다. 혼란스런 시작이지만 다음 일정인 트릭아트뮤지엄으로 향했다.

 

서귀포시에 있는 트릭아트뮤지엄은 체험형 그림전시와 발명특허를 받은 독자적인 작품 150개가 전시되며 착시현상을 직접 체험해 보는 곳이다. 도착한 즉시 3D로 작업한 미술 작품을 감상하며 동영상과 사진을 촬영했다. 신나게 촬영을 한 후 다시 길을 떠났다.

 

길을 나서니 조금씩 지고 있는 유채꽃이 펼쳐진 가로수가 나왔다. 제주도는 유채꽃이 내륙보다 일찍 핀다. 보통 3월과 4월 초에 피어나 제주도를 노랗게 물들인다. 유채꽃 길을 따라가다 보니 정석항공관이 보였다. 대한항공에서 운영하는 정석항공관은 항공박물관이다. 1969년 창립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대한항공 역사와 항공기 모형, 스튜어디스 변천사 등을 볼 수 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린 탓에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갔다. 하는 일과 연관된 덕인지 나에게는 의미 있는 곳이었다. 입장료는 무료다. 우리 회사 사우들에게 제주도에 가면 한 번쯤 들러보길 추천한다. 숙소 인근에 있는 신영영화박물관을 구경한 후에야 오전 일정이 끝났다. 점심은 숙소에서 먹기로 했다. 바다를 보고 싶어 방을 변경했다. 방에서 보이는 제주 바다는 지금 돌이켜봐도 그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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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신화박물관 : 제주도 제주시 한림읍 광산로 942 / 064-773-5800 / 09:00~18:00 / 휴무일 연중무휴 / 성인 9,000원, 소인 8,000원>

 

오후 일정은 딸 아영이가 제주도 여행 중 가장 가고 싶어 했던 그리스신화박물관이다.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그리스신화박물관은 그리스신화 속 등장하는 여러 신과 유럽의 유명 박물관에 전시된 명화와 대리석 조각상을 재현해 아이들에게 반응이 좋았다. 특히 아영이는 벌 받는 프로메테우스 그림을 인상 깊게 보았다.

 

 

 

먹는 게 메리트라네

여행 3일째 아침. 전날부터 비가 보슬보슬 내렸다. 비가 개기를 희망하며 다시 나갈 준비를 서둘렀다. 오전은 숙소의 아쿠아나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여행 마지막 날까지 물놀이를 즐길 만큼 두 아이는 물놀이를 좋아했다. 이후 퍼시픽랜드로 떠났다. 야외 수족관과 거대한 공연장이 마련된 퍼시픽랜드에서는 일본원숭이 쇼, 바다사자 쇼, 돌고래 쇼가 매일 열렸다. 돌고래 쇼 이후 바다사자 쇼가 이어졌다. 인영이는 바다사자와 사진을 찍고 싶어 했지만, 아내가 무심결에 제지해 사진을 찍지 못했다. 내가 인상적이었던 건 공연보다 진행요원이었다. 바다사자 쇼, 돌고래 쇼까지 몸에 익은 듯 능숙하게 진행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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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픽랜드 :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관광로 154-17 / 064-738-2888 / 09:00~18:00 / 휴무일 연중무휴 / 성인 12,000원, 소인 8,000원>

 

독특한 화산지형인 주상절리대는 제주도의 대표 명승지다. 이곳이 제주도에서 본 유일한 자연경관이었다. 비가 그치고 흐렸던 날씨가 맑아지면서 주상절리대는 관광객과 상인들로 활기를 띠었다. 입구의 노점상에는 금귤, 귤, 한라봉, 천지향 등 다양한 제주도 과일과 감귤 초콜릿이 판매되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제일 가까운 노점상의 허리가 굽은 할머니가 “귤 삽서” 걸쭉하게 제주도 방언으로 우릴 보며 말했지만, 아이들은 그 소리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할머니가 다시 아이들에게 금귤을 건네며 맛보라고 하자, “그거 먹어봤어요. 지난번 학교 급식 때 나와서 먹고 토할 뻔했어요”라고 아영이가 말했다. 그 순간 섭섭한 표정을 짓는 할머니를 보며 아이들이 버릇없고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 부모님들도 나를 보며 그렇게 생각했겠지만 말이다.

 

갑자기 화창했던 날씨가 흐려지면서 벼락과 함께 소낙비가 내렸다.

주상절리대의 모습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문득, 자연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이 경관을 얼마나 오랫동안 기억할지 궁금했다. 아이들이 더 크면 한라산이나 성산 일출봉에 등반할 수 있을까? 둘레길을 걸으면서 제주도의 자연경관을 볼 날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그날이 기다려졌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중문 호텔에서의 저녁 뷔페다. 몇 년 만에 다시 방문한 호텔의 외관은 많이 변하지 않았다. 얼마 전 개장한 식당은 동아시아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다. 뷔페식당에는 처음 접하는 고급 음식들이 펼쳐져 있었다. 불도장, 대게, 육류와 회, 각종 젤리, 스테이크, 해산물. 누군가 여행에서는 먹는 게 남는 거라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 가족 여행의 큰 추억은 아마 이 뷔페임이 분명했다.

 

 

 

추억은 행복을 싣고

마지막 날의 일정은 간단했다. 숙소에서 조식을 먹고 제주도 종단 도로를 드라이브하며 오전을 보냈다. 먹는 일은 빼놓을 수 없다. 전복해물뚝배기, 전복돌솥밥, 전복죽으로 배를 든든히 채웠다. 제주도에 처음으로 발을 내려놓은 부두로 다시 돌아왔다. 오후 5시 10분, 배가 출항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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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 주상절리대 :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동 2767 / 064-738-1521 / 08:00~18:00 / 휴무일 연중무휴 / 성인 2,000원, 소인 1,000원>

 

흔들리는 배 안에서 아내는 불안한 표정을 짓는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제대로 안심시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오후 9시가 되어서 고흥의 녹동항에 도착했다. 고흥, 벌교, 순천, 하동을 걸쳐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모든 여행이 끝났다. 2002년 가정을 이룬 후 나흘 동안 집을 비우고 여행한 경험이 없었다. 이런 일정으로 떠난 제주도 여행은 두 번째다. 부디 이 기억이 오래오래 남아 각자의 인생에 즐겁고 행복한 추억으로 스며들길 기대한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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