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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항공人

제트엔진 개발의 선구자 한스 폰 오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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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트엔진 개발의 선구자 한스 폰 오하인, (1911. 12. 14. ~ 1998. 3. 13.)>

 

역사 속 항공人의 세 번째 주인공은 세계 최초의 실용 제트엔진 HeS 31) 개발한 독일의 엔지니어 한스 폰 오하인2)(Hans von Ohain(1911. 12. 14. ~ 1998. 3. 13.))입니다.

 

<글 조문곤 항공전문기자>

 

 

 

Q.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개인적 측면에서든, 항공역사 측면에서든 제트엔진을 장착하고 비행에 성공한 인류 최초의 제트기 하잉켈 He 178이 첫 비행에 성공한 1939년 8월 27일은 매우 중요한 날로 기록되고 있지요. He 178은 제가 개발한 HeS 3 터보제트엔진을 장착하고 있었습니다.

 

단, 저를 소개해 주신 사항 중의 하나는 수정해 드려야 할 것 같군요. He 178은 실험기로 끝났습니다. 따라서 엄밀히 말씀드리자면 HeS 3은 세계 최초의 ‘실용’ 제트엔진은 아니지요. 세계 최초로 비행에 성공한 제트엔진이라는 설명이 더 정확할 듯싶습니다.

 

사진1.jpg

<He 178>

 

Q. 비행에 성공했음을 강조하셨는데 그렇다면 오하인 씨가 개발한 HeS 3보다 시기적으로 더 앞섰던 제트엔진이 있었다는 말씀이신가요?

 

A. 맞습니다. 일단 엔진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제가 가장 먼저 개발한 엔진은 하잉켈에서 1937년에 개발한 HeS 1입니다. 개발 초기 HeS 1은 연소가 용이해서 기술적으로 한 단계 아래였던 수소 가스로 가동시켰어요. 그게 1937년 3월이었습니다. 가솔린을 주입해 가동에 성공한 것은 그해 9월이었죠. 하지만 그보다 다섯 달 전인 1937년 4월 이미 영국에서 영국 공군 장교였던 프랭크 휘틀(Frank Whittle)이 가솔린을 주입한 터보제트엔진 WU의 시운전에 성공했어요. 시기적으로는 다섯 달 차이긴 하지만 휘틀은 이미 그보다 훨씬 앞선 1930년에 원심압축식 터보제트엔진 특허를 냈습니다. 사실 제가 제트엔진의 연구에 본격적으로 매진하게 된 계기도 휘틀의 특허를 접한 것 때문이었습니다.

 

어쨌거나 HeS 1의 개발에 성공한 이후에는 HeS 1을 기반으로 처음부터 실제 항공기 장착을 염두에 둔 HeS 3을 개발했죠. HeS 3 역시 설계추력에는 미치지 못해서 여러 가지 개량을 가한 끝에 1939년 초 HeS 3B를 만들었습니다. 바로 이 엔진이 He 178에 장착돼 세계 최초로 제트엔진 비행에 성공했던 것이죠. 참고로 휘틀이 개발한 제트엔진이 비행에 처음으로 성공한 것은 He 178 첫 비행 후 2년 후인 1941년 영국 공군의 미티어 E.28/39 실험기에 의해서였습니다.

 

 

 

Q. 오하인 씨의 연구가 영국 공군 장교의 아이디어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군요.

 

A. 제 제트엔진 연구에 관해 설명해 드리기에 앞서 당시 항공기 제작사였던 하잉켈과의 인연을 먼저 설명해 드려야 할 것 같군요.

 

저는 괴링턴대학에서 물리학과 항공역학을 전공했습니다. 1930년 휘틀의 특허를 계기로 제 최대 관심사는 ‘프로펠러 없는 엔진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였죠. 휘틀의 특허연구 보고서를 연구한 뒤 내린 결론은 ‘이건 특허용 설계일 뿐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항공기에 장착되기에 비현실적인 요소가 많았죠. 이를 잘 보완하면 제대로 된 제트엔진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졸업 후 제 모교의 물리학 연구소에서 연구보조로 일하고 있었는데 그즈음 제 생각을 담은 시제품을 만들었어요. 휘틀의 특허안보다 압축기와 터빈의 간격을 줄이고 직경은 더 크게 만들어 항공기 탑재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에 주안을 둔 것이죠. 제 연구 성과를 눈여겨보신 연구소 소장님이 당시 하잉켈사에서 설계자를 추천해달라는 요청이 왔을 때 저를 추천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1936년 하잉켈에 입사했고 그렇게 하잉켈에서 엔진 개발의 인연이 시작됐어요. 제가 개발을 주도하긴 했지만 하잉켈의 모든 엔지니어가 하나 되어 열정적으로 매달렸는데 그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HeS 3은 빛을 볼 수 없었을 겁니다.

 

 

 

Q. 오늘날 제트엔진은 보편화되었습니다. HeS 3 개발 성공 이후 당시 상황은 어땠나요?

 

A. HeS 3을 장착한 He 178은 첫 비행 성공 이후 히틀러를 비롯해 나치 수뇌부에 여러 차례 시범비행을 했습니다. 이에 고무된 히틀러는 다임러-벤츠, BMW, 유모(융커스의 엔진사업부문) 등 엔진 제작사들에 제트엔진 개발을 독려하는 한편 하잉켈을 포함해 메서슈미트, 융커스 등에 제트엔진을 장착할 항공기 개발 준비를 독려했습니다. 히틀러가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만반의 준비를 끝내던 시기였죠.

 

그렇게 전쟁이 시작되고 독일의 국력이 무기체계 개발에 집중되었어요. 당시 나치 항공성은 국가 차원에서 신무기 개발 프로젝트를 선정해 풍부한 예산을 지원해주었습니다. 거기에 하잉켈이 최초로 선정돼 저는 HeS 8(항공성 제식부호 109-001) 개발에 매진했어요. HeS 8뿐만 아니라 BMW의 109-002/109-003, 유모의 109-004 등도 나치 항공성의 신무기 개발 프로젝트에 선정돼 개발에 매달렸습니다.

 

피스톤엔진이 전장을 지배하던 시기에 제트엔진은 전쟁의 판도를 뒤집는 미래의 동력으로 여겨졌습니다. 한마디로 당시에 제트엔진 개발은 시대정신이라 할 수 있었어요. 개발에 몰두한 결과 제가 개발한 2대의 HeS 8이 독일 공군 최초의 제트전투기인 He 280에 장착돼 1941년 3월 30일에 첫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Q. 메서슈미트의 Me 262가 세계 최초의 제트전투기가 아닌가요?

 

0003.jpg

<착륙 중인 He 280. 연료 누유를 확인하기 위해 엔진 카울링이 제거되어 있다. 실제로 He 280의 첫 비행은 1940년 9월 22일이었는데 그때까지 HeS 8 엔진이 기술적으로 완성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첫 비행은 엔진 없이 다른 항공기에 견인되어 이륙한 후 무동력 활공 테스트로 이루어졌다. 그로 인해 HeS 8을 장착한 첫 비행은 6개월이나 지나서 이루어진 것이다.>

 

A. 앞서 HeS 3 엔진에 대해 설명해 드릴 때 제가 지적한 논리랑 비슷합니다. Me 262는 세계 최초의 ‘실용’ 제트전투기이고, 세계 최초로 제트엔진을 장착하고 비행에 성공한 전투기는 2대의 HeS 8을 탑재한 He 280입니다. HeS 8을 장착하고 He 280이 첫 비행에 성공했던 1941년 3월 30일은 Me 262의 첫 비행보다도 1년 이상 이른 시점이었죠.

하지만 문제는 당시 히틀러가 제트엔진 개발 기간을 6개월 이내로 단축하라는 지시였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였는데 충분한 테스트를 할 시간이 확보되지 못하니 그러한 지시는 사실상 비현실적이었지요. HeS 8뿐만 아니라 당시 개발 중인 모든 제트엔진이 처한 상황은 같았는데 가장 큰 난제는 진동문제였습니다, 총 11대가 제작된 He 280 시제기에 BMW 003, 유모 004도 장착해봤지만 진동문제가 발목을 잡았어요. 요망하는 성능과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해 결국 1943년 3월 He 280의 개발은 취소됐습니다. 그렇게 1년 뒤 등장한 Me 262에 세계 최초의 실용 제트전투기의 지위를 내주고 말았고 2년 후 전쟁은 끝이 났죠.

 

 

 

Q. 짤막한 이야기만으로도 오하인 씨의 치열했던 삶이 느껴집니다. 끝으로 사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제가 제트엔진 개발의 선구자로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저의 재능을 살려 열정을 쏟은 것 이외에도 시대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에 귀 기울였던 결과였음을 기억하십시오. 아울러 엔진은 저 혼자 개발한 것이 아니라 하잉켈의 엔지니어들과의 팀워크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저의 삶과 이야기가 사우들에게 영감을 줄 기회가 됐길 바랍니다.

 


1) HeS는 독일어 ‘Heinkel-Strahltriebwerk’의 약자로 영어로는 Heinkel-jet engine, 즉 하잉켈의 제트엔진을 뜻한다.

2) 영문 풀 네임은 Hans Joachim Pabst von Ohai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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