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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토리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자부심 만족도 99% '라이엇 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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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엇 게임즈(Riot Games)의 핵심가치는 ‘플레이어 중심’이다. A급 플레이어들을 직원으로 뽑아 충분한 자유와 권한을 제공하고, 그들이 항상 A급을 유지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진출한 나라에 맞게 이익을 환원, 자사의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와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자부심을 품게 하는 것이 라이엇 게임즈의 차별화된 기업문화다.

 

<글 채희숙 일러스트 레모>

 

 

한국 플레이어의 자부심 위해 문화재 보호

미국 버지니아주 노퍽 소재의 허미티지박물관이 소장했던 조선 시대 희귀 불화 ‘석가삼존도’가 2014년 1월, 100년의 유랑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1730년대 영조 시절에 제작된 이 대형 불화는 일제강점기 초반 국내 사찰에서 무단으로 뜯겨 일본에 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박물관과 미술 시장을 전전하다가 1973년 허미티지박물관에 들어간 뒤에는 둥글게 말려 천장에 매달린 채 40여 년간 보관됐다.

 

이 문화재의 반환 협상은 글로벌 게임 개발 회사인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가 허미티지박물관에 3억여 원의 운영기금을 기부함으로써 성사되었다. 이 회사는 2012년부터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활동을 시작, 2016년까지 5년간 35억 원 이상을 후원했다.

 

라이엇 게임즈가 한국의 문화재 보호에 앞장서온 이유는 한국의 라이엇 게임즈 플레이어가 자부심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진출해 있는 나라에 맞게 이익을 환원, 자사의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와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자부심을 품게 하는 것이 라이엇 게임즈의 차별화된 기업문화다.

 

라이엇 게임즈는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근무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서 게임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2015년 13위, 2016년 39위에 올랐다. 도전, 분위기, 보상, 커뮤니케이션 등 6개 설문 항목에서 모두 90% 이상 만족이 나왔고, 특히 회사의 자부심(Pride) 부문은 직원 99%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2006년 설립된 라이엇 게임즈는 미국 LA에 본사가 있고(지분은 중국 텐센트가 100% 보유), 미국 1,600명, 해외 법인 600명의 직원이 소속되어 있다. 2009년 출시한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는 25개 언어로 서비스되며 월간 이용자 수가 1억 명을 넘는다. 전 세계에서 13개 e스포츠 리그를 운영 중이고, 게임 내 매출만 1조 9천억 원에 달한다.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은 미국 NBA에 버금가는 글로벌 리그가 되어 중계권과 메인 스폰서십에 많은 돈이 몰리고 있다.

 

 

 

플레이어 중심 철학의 정점에 직원 있어

게임의 유명세와 달리 라이엇 게임즈는 최고의 연봉을 자랑하거나 ‘꿈의 직장’으로 꼽히는 구글처럼 수영장 딸린 호화 사옥을 갖추고 있지 않다. 직원들의 자부심이 최고 수준에 이르는 이유는 물질적인 풍요나 생활의 쾌적함에서 비롯되는 휴브리스(Hubris, 오만)적 자부심이 아니다.

 

라이엇 게임즈 공동창업자인 브랜든 벡과 마크 메릴은 남가주대(USC) 동창생으로, 학창시절 ‘게임광’으로 유명했다. LA 한인타운 PC방에서 게임을 하다가 배고프면 순두부찌개를 시켜 먹는 게 낙이었던 두 사람은 교내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열기로 했다가 학교 측으로부터 ‘게임은 스포츠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농구나 야구는 되는데 왜 게임은 안 되는지 의문이었지만, 졸업 후 벡은 컨설팅 펌, 메릴은 은행에 들어가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애정을 버릴 수 없었던 그들은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뭉쳐 2006년 라이엇 게임즈를 창업했다. 목표는 게임을 스포츠로 인정받게 하는 것, 핵심가치는 ‘플레이어 중심(Player-focused)’이었다. 플레이어 중심으로 개발할 때 훌륭한 게임이 탄생한다는 신념에 따라 플레이어의 만족도를 최우선으로 하므로 매출이나 실적보다 소통을 더욱 중요시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직원을 채용할 때 게임 자체를 재미있어하고, 고정관념에 도전할 줄 아는 인재를 뽑는다. A급 플레이어들을 뽑아 충분한 자유와 권한을 제공하고, 그들이 항상 A급을 유지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직원들의 자부심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플레이어 중심 철학의 정점에 A급 플레이어인 직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취직했다가 본인이 원하는 회사가 아니라고 판단해 6개월 이내에 퇴사하면 연봉의 10%(최대 2만 5천 달러)를 퇴직금으로 지급한다. 플레이어로서의 자부심보다 연봉 등 다른 조건이 더 중요한 사람이라면 미련 없이 보내준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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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에는 직급 체계를 지키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 규율이 없다. 상사의 지시나 명령에 따라서가 아니라 직원들 자신의 판단에 따라 평등한 조건에서 근무한다. 휴가나 병가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휴식이나 재충전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원하는 만큼 휴가를 떠날 수 있다. 본인들이 알아서 업무 스케줄을 짜고 결정권도 본인에게 있으니 회사가 주는 스트레스는 적고 업무에 대한 성취도와 자부심은 높다.

 

 

 

팬들의 요청 따라 스테이플스센터 섭외

대신 누구나 의견을 말하는 토론은 매우 중요시한다. 2015년에 입주한 사옥의 사무동은 200개 이상의 작은 회의실로 나뉘어 있다. 빠른 피드백을 끌어내는 소규모 회의를 언제라도 진행하도록 공간을 제공한 것이다. ‘썬더돔’이라는 마라톤 회의도 자주 열린다. 큰 방에 모여 1박 2일간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직면한 문제나 게이머를 위한 새로운 혁신에 관해 집중토론을 벌인다. 150명 이상이 참여한 토론에서 새로운 서버 설계 등 25가지의 프로젝트를 탄생시킨 사례도 있다.

 

LoL은 직원들의 회사생활에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사내에 설치된 라이엇 PC방은 이용자의 플레이 성향 등을 파악하는 데 쓰이고, 직원들 간의 대회인 LoL 럼블(Rumble)이 열리기도 한다. LoL 채팅 로그를 인사평가 자료로 사용한 일도 있다. 비매너 행위가 과하다고 평가된 직원 30명을 찾아내 개인면담을 진행, 매너 플레이를 약속하지 않은 직원은 해고했다. 게임에서 비매너 행위가 심한 사람은 업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는 판단에서였다.

 

A급 플레이어의 자질에는 매너가 필수임을 분명히 밝힌 이 조치는 고객의 자부심을 배려한 것이기도 했다. 라이엇 게임즈의 고객센터는 게임과 상관없는 문의와 상담에도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답변을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치 중독자(addict), 게임 쓰레기(junky), e스포츠 동경자(wannabe)로 불리던 벡과 메릴은 2013년 세계적인 스포츠 경기장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롤드컵 결승전을 치렀다. ‘스포츠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교내 게임대회를 거부당한 지 15년 만의 일이었고, LoL 팬들이 스테이플스센터 섭외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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