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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패밀리

도란도란 말하며 사알사알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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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계약팀 이원혁 부장 가족의 통영 편백숲 맨발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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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얼었던 대지가 한 달 일찍 다가온 봄기운을 머금고 따스해졌다. 체험 당일은 새벽녘에 내린 비로 조금 쌀쌀했지만 체험을 나선 수출계약팀의 이원혁 부장과 딸 혜연이, 아들 우진이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그들은 체험 시간 내내 씩씩하고 진지하게 체험에 임했다.

 

<글 이효정 사진 정우철>

 

좋구나, 함께한 시간이

동피랑 벽화 마을, 소매물도, 충무김밥, 꿀빵. 나열되는 단어로 쉬이 연상되는 장소는 경남 통영. 너무 유명한 탓에 다른 장소는 포켓몬 GO의 희귀템을 찾듯이 부지런히 찾아 나서야 한다. 이번 체험 장소인 나폴리농원도 그런 곳 중 하나였다. 피톤치드가 풍부한 편백이 무성한 이곳은 자연의 혜택을 느끼기에 좋은 장소였다. ‘KAI 패밀리’를 체험할 사람들은 중2 우진이, 고2 혜연이 그리고 두 아이와 함께 시간을 나누고 싶은 수출계약팀 이원혁 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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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럴 시간이 많이 줄었어요. 사춘기를 지나는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체험을 신청했습니다.”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어 체험을 좋아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건만 그들은 밝은 얼굴로 진지하게 모든 체험에 임했다.

 

시작은 맨발로 편백숲 걷기. 새벽녘에 내린 비로 편백 톱밥이 깔린 땅은 촉촉하게 젖었지만 발에 닿는 기분은 제법 좋았다. 맨발로 숲길을 걸어본 적이 없는 세 사람. 처음에는 신발은 신고 걷겠다던 혜연이가 모든 사람이 맨발로 걷자 슬며시 신발을 벗었다.

 

“아이, 발 시려요. 아빠, 발바닥이 너무 차가워요.” 우진이는 까치발을 들고 총총거리며 물에 젖은 숲길을 뛰듯이 걸었다. 푹신푹신한 톱밥 길을 걷던 이원혁 부장은 걷는 내내 아이들의 손을 잡거나 다정한 말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엄마 없이 이렇게 세 명만 나와 보기는 처음입니다. 평소에 아내가 아이들을 많이 챙겼고 우진이와 혜연이가 사춘기에 접어들어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산바람을 맞으면서 맨발로 걸으니 기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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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분을 서로의 속도에 맞춰 걷던 세 사람은 이끼 관찰 장소에 도착했다. 확대경을 들고 이끼를 관찰하던 우진이는 “아무것도 안 보여요. 그냥 보는 것과 확대경으로 보는 게 똑같은데요”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열심히 확대경을 들여다보는 혜연이 역시 잘 모르겠다고 하니 이원혁 부장이 아이들에게 확대경을 건네받고 이끼를 관찰했다. “확대경이 볼록렌즈라 크게 보여. 더 자세히 봐봐”라는 아빠의 말에 우진이는 확대경 속을 관찰한 후 이전과 똑같다며 다시금 길을 걸었다. 숲길 중에 나온 잔디밭에서 잠시 하늘을 보기 위해 눕기도 했고, 나무 수액이 흐르는 소리를 듣기 위해 청진기 체험도 마무리한 가족들은 차가워진 발을 데우기 위해 서둘러 족욕실로 이동했다.

 

“따뜻해요.” “발이 따끔따끔해요.” 아이들은 따뜻한 물속에서 다리를 녹이며 잠시 쉬는 동안 체험장에 마련된 종이에 자신의 소망을 적기 시작하였다. ‘이우진 왔다 감’이라고 시원하게 쓰는 우진이가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쓴 이원혁 부장의 글을 보며 “아빠는 늘 이런 말만 써”라면 핀잔 아닌 핀잔을 줬다. 옆에서 신중하게 생각하던 혜연이는 ‘원하는 대학에 갔으면 좋겠습니다’는 소망을 조심히 적었다. 각자의 성격에 맞게 작성된 소망들은 이곳에 남아 그들의 추억을 대신할 것이다.

 

 

 

괜찮아, 도전이야

잠시 발을 녹인 그들은 다음 체험인 편백 비누 만들기에 돌입했다. 비누를 만들어 본 적 없는 그들은 강사의 설명을 진지하게 경청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습진이나 여드름 피부, 모낭염에 좋은 편백 가루와 비누 베이스를 섞는 그들의 손동작 역시 진지했다. 우진이는 킁킁거리면 편백 가루의 향을 맡더니 달콤한 냄새가 난다며 신기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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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하는 그들의 손이 바빠지면서 말수도 줄어들었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른 탓일까. 만드는 속도와 비누 모양도 제각기 달랐다. 엄마를 닮아 손재주가 있는 혜연이는 비누를 하트로 만든 후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이니셜을 새겨 넣었다. 곧 그 연예인의 생일이라 비누를 선물하고 싶다며 빵끗 웃었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이원혁 부장은 ‘아빠의 생일은 알고 있느냐’고 볼멘소리를 하며 내심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사각형 모양을 만들던 우진이는 가루가 잘 뭉쳐지지 않아 돌연 스테이크 형태로 변경했다. 스테이크의 결을 잘 살리기 위해 선 하나하나를 신경 쓰며 그려나갔다. 원형으로 만든 이원혁 부장의 비누를 보고 아이들은 “아빠는 손재주가 없어요”라며 웃어 버렸다. 자신들이 만든 비누를 보며 뿌듯한 표정을 짓는 그들은 서둘러 손을 씻고 다음 체험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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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체험은 커피 핸드드립. 커피를 직접 내리는 일이 신기한 두 아이는 강사의 말에 따라 드리퍼에 물을 내렸다. 강사의 설명에 따라 움직이는 그들의 얼굴은 전문 바리스타 못지않게 신중했다. 이원혁 부장 역시 아이들과 같이 조심스럽게 커피를 내렸다. 물 내리는 속도와 시간에 따라 카페인 정도가 다르다는 강사의 설명에 세 사람 모두 자신이 원하는 카페인 정도를 맞추기 위해 물 내리는 속도를 달리했다. 우진이는 내려진 커피를 보고 ‘간장 같다’고 말해 주변 사람을 웃게 하였다. 커피를 마시던 혜연이는 너무 쓰다며 시럽을 한가득 넣고 그제야 만족스러운 얼굴을 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 지금

모든 일정이 끝난 후 가장 좋았던 체험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모두의 대답이 달랐다. 우진이는 커피 핸드드립 체험이, 혜연이는 편백 비누 만들기가, 이원혁 부장은 맨발 체험이, 각자의 취향에 따라 그 대답도 달랐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은 어떤 가족보다 강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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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100점짜리예요.” 우진이가 얼마 전 KAI 홈페이지에서 아빠의 이름을 보고 ‘아빠는 참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살짝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사춘기에 접어든 혜연이는 평소 아빠와 말하는 횟수는 줄었지만 전하지 못하는 마음을 편지로 써 보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이 사춘기라 걱정’이라는 이원혁 부장의 말이 괜스레 투정 같은 건 왜일까.

 

이원혁 부장은 아이들에게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는 주말마다 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추억을 쌓았습니다. 저도 그런 제 아버지와 같은 아버지로 아이들에게 기억되길 원해요. 그래서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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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같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이원혁 부장은 아이들과 더욱더 함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의 노력 덕인지 체험 내내 아이들은 아빠와의 스킨십에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손을 잡고 서로 안으며 체험을 즐긴 그들의 오늘은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지금은 또래 아이들처럼 부모와 떨어지려 하지만 훗날 우진이와 혜연이는 아버지와의 이 순간을 고스란히 기억하리라.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일이 많은 그들의 앞날에 아버지와 함께한 지금이 좋은 추억으로 남길 바란다.

 


통영 나폴리농원 맨발 체험

편백이 무성한 나폴리농원은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통영의 미륵도에 있는 농원이다. 사계절 내내 자연이 주는 혜택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농촌진흥청 농촌교육농장으로 지정된 이곳은 아토피, 비염, 새집증후군 등에 이로운 피톤치드와 관련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편백숲 맨발 걷기뿐 아니라 편백 비누 만들기, 나무 곤충 만들기, 핸드드립, 편백 화분 만들기 등이 준비되어 있다.

 

- 주소: 경남 통영시 산양읍 미륵산길 152

- 홈페이지 : www.naporyair.com

- 전화번호 : 055-641-7005

- 영업시간 : 10:00~18:00

- 가격 : 맨발 체험 5,500원, 핸드드립 11,000원, 편백 비누 만들기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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