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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행 이야기

바다 품은 섬에서의 하룻밤, 부자의 백패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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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시험팀 김봉호 선임연구원이 추천하는 매물도 백패킹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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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통영의 매물도로 1박 2일 백패킹(Backpacking)을 떠났습니다. 두 남자가 처음으로 떠난 여행이라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여행으로 떠난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의 매물도는 우리나라 1%의 비경이라 불리우는 만큼 아름다운 장소였습니다. 군마의 형상을 한 절해고도(絶海孤島) 대매물도와 썰물 때만 열리는 50m 길이의 열목개 자갈길로 연결된 소매물도를 KAI가족들에게 소개합니다.

 

<글 비행시험팀 김봉호 선임연구원>

 

남해 백패킹의 시작은 아들 덕

저는 등산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런 제가 섬에서 등산이라니요. 시작은 아들 덕분입니다. 예전에 아들의 손에 이끌려 어쩔 수 없이 오른 남해 야산에서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남해의 비경을 보았습니다. 눈에 다 담기도 벅찬 풍경을 뒤로 하고 오는 내내 아쉬움이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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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오래도록 이 모습을 감상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산 정상에서 캠핑하면 오롯이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90ℓ 대형 배낭에 텐트와 침낭 등을 챙겨 1박 2일 백패킹을 하러 아들과 함께 통영의 소매물도로 떠났습니다.

 

 

 

가방 가득 설렘 담아

매물도는 통영에서 동남쪽으로 약 26㎞ 떨어진 곳에 있는 섬입니다. 대매물도, 소매물도, 등대섬 3개를 통칭해 매물도라고 부르지요. 이곳은 중국 진시황제의 명으로 불로초를 구하러 가던 서불이 아름다움에 반해 ‘서불과차(徐市過此:서불이 이곳을 지나가다)’라는 글귀를 남길 정도로 아름답다고 합니다. 이런 매물도의 아름다움을 눈에 담고자 백팩킹은 대매물도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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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백팩킹의 첫날은 거제시 남부면 저구리의 저구항에서 마지막 배를 타고 대매물도 대항마을로 이동한 후, 꼬들개에서 일몰을 감상하고, 장군봉에서 야영하기로 했습니다. 다음날에는 일출을 감상하고 당금마을 선착장에서 소매물도로 배를 타고 이동한 후 소매물도 트래킹, 열목개 자갈길 걷기, 등대섬 트래킹을 계획했습니다.

 

당시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둘만 떠나는 첫 여행의 설렘은 대형 배낭에 가득 담은 물건의 양만큼이나 컸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날 밤은 무뚝뚝한 아빠와 까칠한 아들이 어떤 대화를 나눌지 생각하다 밤잠을 설쳤습니다.

 

여행 첫날, 오후 1시 30분에 두근거리는 마음을 담고 사천에서 출발했습니다. 전날의 생각처럼 저와 아들은 대화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우리에겐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으며, 아빠와 아들이라는 연결고리가 있으니까요. 오후 3시에 저구항에 도착해 배낭을 메어보니 생각보다 무거워 덜컥 걱정이 앞섰습니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장군봉까지 어떻게 갈지 걱정이 되었지만 아들 앞에서는 언제나 강하고 멋진 아빠로 남고 싶기에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부자는 저구항에서 30분 정도 배를 타고 도착하는 대매물도 대항마을에 무사히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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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비한 펜션과 인파를 보니, 대매물도가 소박한 섬마을이라는 예상이 무색해졌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마을을 벗어나니 인파는 어느새 사라졌습니다. 꼬들개로 가는 내내 아름다운 석양과 남해가 멋지게 어우러져 넋을 놓고 바라봤습니다. 야영을 하기로 한 장군봉으로 가는 동안 점점 어두워지고 아들은 힘이 드는지 점점 걷는 속도가 느려졌습니다. 장군봉 야영을 포기하고 등대섬 전망대에서 야영하려 했지만 야영데크에는 이미 사람들이 가득해 어둠을 뚫고 장군봉까지 강행군을 이어갔습니다. 불빛 하나만 의지한 채 걷는 우리 부자는 겨우 장군봉에 다다랐습니다. 긴장이 풀린 탓에 배낭의 무게가 그제야 느껴졌습니다. 야영장에는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여행객이 있었는데 혼자 온 여성이었습니다. 그 여성을 진정한 백패커로 인정하고 싶습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가족

도착했다는 안도감도 잠시, 어둠이 더 깊어지기 전에 텐트를 설치했습니다. 텐트, 매트, 침낭을 서둘러 설치하고 아내가 마련해준 백패킹용 김치찌개와 밥으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이제 매물도를 본격적으로 즐기기 위한 파티를 준비했습니다. 저는 술 파티, 아들은 과자 파티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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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집에서는 각자 할 일이 있어 바쁘다며 대화가 없었습니다. 매물도의 긴긴밤 동안 아들과 평소에 하지 못했던 대화를 나누니 거리가 가까워지는 걸 느꼈습니다. 그날처럼 빛나는 별을 본 적이 없어 아들과 저는 별을 한참 바라보았지요.

 

다음날 일출을 보기 위해 일찍 잠을 청했습니다. 피곤한 탓인지 눕자마자 잠에 빠졌습니다. 자는 도중에 얼굴로 물이 떨어져 일어나 보니 새벽 3시였습니다. 섬의 거친 바람에 텐트가 흔들렸고 텐트 내부 결로로 생긴 물이었습니다. 급히 텐트를 다른 위치로 옮긴 후에야 다시 잠을 청할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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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을 보기 위해 아침 6시에 일어났습니다. 따뜻하게 커피를 한 잔 만들어 옆 텐트의 여성에게 권했습니다. 여성은 “남자 혼자 온 줄 알고 무서웠는데 아이가 있어 편안하게 잠들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6시 40분에 드디어 해가 떠올랐습니다. 일출을 보라고 아들을 흔들어 깨웠더니 계속 잔다며 잠투정을 하였습니다. 어찌나 제 어릴 적과 똑같던지요. 약간의 실랑이는 있었지만 우리 부자는 찬란한 매물도의 일출을 함께 볼 수 있었습니다. 10분간 기념 촬영을 한 후 아들은 다시 잠에 빠지고 전 혼자 주변 지역을 둘러봤습니다.

 

 

 

아쉬움을 남긴 채

아침을 라면으로 간단히 해결한 후 가져온 쓰레기와 근처 떨어진 쓰레기까지 말끔하게 치우고 하산 준비를 했습니다. 내려가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배낭이 가벼워져서겠지요. 2시간 만에 당금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소매물도 트래킹을 위해 배를 타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파도가 높아 오전에만 배를 운항한다며 섬에 있는 여행객들은 모두 육지로 피신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소매물도와 등대섬 트래킹, 열목개 자갈길 걷기 등 이튿날의 모든 계획을 접고 배에 몸을 실었습니다. 엄청난 높이의 파도에 배가 뒤집힐 듯 움직였습니다. 무서움이 몰려와 ‘그냥 매물도에 계속 있을걸’이란 생각이 잠시 스쳐 지나갔습니다.

 

둘째 날 일정은 천재지변으로 인해 소화하지 못했지만 아들과 함께한 첫 여행의 추억은 잊히지 않습니다. 언제 또다시 아들과 여행을 떠나볼까요? KAI 사우들도 가족들과 함께 백패킹을 떠나보기를 권해봅니다. 집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이전과 다른 새로운 가족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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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패킹 주의사항

① 수시로 일기예보 확인

② 밤에 추위 대비

③ 자신의 속도로 자연을 즐기기

④ 불 사용 자제

⑤ 자신이 만든 쓰레기 반드시 다시 챙겨가기

⑥ 배낭은 여유 있게

⑦ 무리한 짐은 금물


대매물도

주소 : 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

크기 : 1.406㎢

이동경로 : 대항마을, 당금마을

기타사항 : 한산초등학교 매물도 분교 폐교 야영장(1인 10,000원)


소매물도

주소 : 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

크기 : 2.51㎢

이동경로 : 본섬과 등대섬

기타사항 : 야영 금지, 민박집 예약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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