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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토리

다양성 존중으로 환자에게 다가서다. 일라이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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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성별, 인종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온 일라이릴리는 2006년 ‘국제다양성본부’라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세계의 인재를 영입,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해왔다. 그동안 일라이릴리가 걸어온 길은 꾸준하고 성실한 다양성의 진화와도 같다.

 

글 채희숙 / 일러스트 레모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 다양성 존중의 상징

미국 남북전쟁에 참전한 대령이면서 약사였던 일라이 릴리(Eli Lilly)는 ‘빈포드 앤 릴리’라는 약국을 개점한 후 자신의 이름을 따서 회사를 세운다. 1876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창립된 일라이릴리(Eli Lilly and Company, 이하 릴리)는 세계 최초로 인슐린(1923년)의 상용화와 페니실린(1943년)의 대량생산에 성공하고, 최초(First)이거나 최고(Best)인 신약 개발에 앞장서며 당뇨, 암, 정신 질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약 제품군을 보유한 다국적 제약사로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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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인슐린),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우울증 치료제(프로작) 등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기며 각종 상을 받아온 릴리의 상징적인 가치는 ‘다양성 존중’이다. 오랜 세월 동안 여성, 소수인종, 성 소수자 등 나이, 성별, 인종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부서 내 인적 구성을 보면 총 10명 중 남성이 2명, 여성은 8명일 정도로 여직원이 많고, 인종은 히스패닉, 아프리칸 아메리칸, 이스라엘인 등이 골고루 분포하고 있다.

그 결과 인간 중심 기업, 최고의 다양성 존중 기업, 여성을 위한 선두 기업, 워킹맘을 위한 최고의 기업, 여성 경영인이 일하기 좋은 기업, 라티노에게 가장 많은 기회를 주는 기업, 최고의 입양 친화적인 직장, 여성 및 다양성 있는 관리자들이 일하기 좋은 기업 등에 연속적으로 선정되며 다양성 존중의 상징으로 정착했다.

그 시작은 ‘수익성 강화’였다. 릴리는 2006년 ‘국제다양성본부(Global Diversity)’라는 새로운 조직을 출범시켰는데, 이름 그대로 국제적인 다양성 전략을 전담하는 부서였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전 세계의 인재를 영입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 주요 임무였다. 국민의 인적 구성 자체가 다채로운 미국에서는 정부가 법적으로 기업의 인적 다양화를 규정해놓았기 때문에 미국 기업은 다양성 관리가 필수 과제다. 하지만 별도의 조직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사례는 미국에서도 흔한 일이 아니었다.

 

 

 

특정 그룹 배제가 아니라 모두의 통합을 추구

“국제다양성본부를 만든 이유는 기업의 다양성을 수익과 연결하기 위해서입니다. 국적에 상관없이 최고의 마인드를 가진 인재를 확보해 더욱 우수한 의약품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환자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지요. 조직원이 다양하면 그만큼 다양한 환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그렇게 되면 실적을 높이는 데도 긍정적 영향이 있습니다.

같은 위암이라도 종류가 다양하고 아시아인과 백인들에게서 발병률이 높은 것이 다릅니다. 당뇨병은 식습관에 따라 발병 소지가 달라지는데 미국의 경우 흑인과 히스패닉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다양화되어 있으면 이러한 차이를 잘 파악해 의사 결정에 반영할 수 있지요. 지역별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의약품을 공급하고, 환자별로 맞춤 마케팅과 임상을 추진하면 매출 증가에 도움될 것이고요.”

CEO 직속 기관으로 운영하는 국제다양성본부의 초대 수장이었던 패트리샤 마틴 부회장이 2008년 한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성공이라는 기업의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한 다양성 존중은 이후 기업과 직원, 소비자가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전략으로 자리 잡는다. 채용에서는 교육 수준과 경험, 지적 능력 등 모든 역량이 같을 경우 다양성을 반영했고, 아시안, 히스패닉, 아프리칸, 아메리칸, 여성 등 각 그룹의 니즈를 파악하고 커뮤니티를 구성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리드한 결과 백인 일색이던 연구·개발(R&D) 부서에 아시아 인재가 더 많아졌다.

직원들의 다양성을 우선하는 타 기업과 달리 릴리는 직원의 다양성이 환자의 다양성과 연관되기 때문에 다양성 부서의 권한이 강했다. 다양성 전략 실행 과정 시 사내에서 제기되는 지엽적인 불만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특정 그룹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통합하는 것”이라고 설득하고, 이를 통해 회사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했다. 그 그룹에 속하지 않은 사람이 그룹을 대변하는 이그제큐티브 스폰서 제도도 도입했다. 여성 그룹에 배치된 남성 스폰서가 스폰서 활동을 통해 여성을 이해해가는 방식이었다.

글로벌 지사와 법인들은 본사의 다양성 정책을 자신이 속한 문화를 널리 알릴 기회로 삼았다. 한국릴리를 비롯한 세계의 조직들이 자국의 고유 문화를 기반으로 다양성을 존중하는 수평적 기업문화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꾸준하고 성실한 다양성의 진화 보여줘

릴리는 미국 <워킹마더 매거진>이 발표하는 ‘일하는 엄마를 위한 100대 기업’에 1985년부터 2014년까지 연속 선정되었다. 2011~2014년에는 <다이버시티> 매거진이 평가한 ‘다양성을 존중하는 세계 50대 기업’에 연속 선정되었고, 2014년에는 ‘LGBT를 존중하는 10대 기업상’도 수상했다. LGBT는 성적소수자인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의 약자다. 여직원을 위한 제도 운영으로 출발해 여성의 고위직 승진에 차별을 두지 않는 평등한 경영문화를 실현하고, 다양성 이슈와 관련된 사내 법률을 제정한 데 이어 성적 소수자 그룹을 수용하고 지원하기까지, 릴리가 걸어온 길이 꾸준하고 성실한 진화의 과정이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2001년 릴리가 만든 세계 최초의 온라인 포럼인 이노센티브(InnoCentive, 2003년 릴리에서 독립)는 다양성이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기업은 연구개발 과정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에게 현상금을 주고, 학자들은 해결책을 제시하고 상금을 받는 이 플랫폼으로 난관에 봉착한 연구를 완성한 사례들(릴리 포함)의 공통점은 물리학자, 화학자, 분자생물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머리를 맞댔다는 것이다.

올해로 창립 141주년을 맞은 릴리는 전 세계 125개 국가에서 4만1,0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그중 21%인 약 9,000여 명의 연구개발 인력이 매년 매출 대비 25%를 R&D에 투자하며 신약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인류의 삶을 개선하는 릴리의 다양성 존중 정책은 미래에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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