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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패밀리

기차 타고 추억을 쌓으러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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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ERP구축T/F 이철수 차장 가족의 백두대간 협곡열차 체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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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와 선선함이 공존하는 여름과 가을 사이. 그 중간을 우리는 간절기라 부른다. 간절기란 단어가 왠지 간절한 누군가의 마음은 담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 건 무리일까? 이 간절기에 그런 간절함을 품은 한 가족이 멀리 강원도까지 여행을 떠났다. 2년 전부터 가족 열차 여행을 계획했지만 떠나지 못했던 이철수 차장. 아이를 위해, 아내를 위해 장장 6시간 동안 운전해 달려온 이철수 차장과 그 가족의 백두대간 협곡열차 체험은 그들의 마음을 담고 서서히 속도를 올렸다.


글 이효정 /  사진 정우철

 

우리만의 여행 시작 
“여행을 떠나 기차를 타고 들판을 넘어 산속 계곡 따라 자연을 벗 삼아 노래도 불러보고 동굴 속에서 소리도 쳐보네~” 조금 오래된 노래인 여행스케치의 <그 녀석들과의 여행>. 이 노래처럼 여행의 묘미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기차가 아닐까. 지금이야 많은 사람이 열차를 타고 전국을 누비지만 어린 시절 기차는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야만 탈 수 있었다. 요즘 코레일에서는 기차에서 향수에 젖고, 재미도 느낄 수 있는 관광열차를 운행한다. 이 관광열차 중에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큰 산줄기인 백두대간 일부를 이동하는 열차가 있다. 바로 백두대간 협곡열차. 강원도 철암역과 경북 분천역 사이를 오가는 열차 여행을 선택한 가족은 차세대ERP구축T/F 이철수 차장의 세 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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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에서 가깝지 않은 거리에서의 체험이지만 2년 전 이철수 차장이 제안한 열차 여행을 떠나고 싶은 그들의 간절함이 작용했다. 특히 아내 이연주 씨는 삶의 활력을 이번 열차 여행으로 찾고 싶었다고. 
“남편이 기차 여행을 떠나자고 한 지 벌써 2년이 지났네요. 꼭 가자고 이야기했는데 늘 다른 일로 무산되었어요. 가족 모두 집에 있는 걸 좋아한 탓도 있지만 열 살이 된 준서와 함께 가족끼리 오붓한 여행을 떠나보고 싶어 강원도까지 거리가 멀었지만 나섰어요. 그런데 정말 나오길 잘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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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을 오는 동안 피곤도 할 법한데 힘든 기색 없는 이연주 씨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시지 않는다. 이철수 차장 역시 그간 기차를 타러 가자고 했던 말을 계속 생각하고 있어서 이 체험 모집 공고를 본 순간 이거다 싶었다. 또 집에 있기를 좋아하는 준서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고 싶은 아빠의 마음도 컸다. 
“아내의 소원을 꼭 들어주고 싶었어요. 남도해양관광열차를 타려고 몇 번 시도했는데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더라고요. 그래서일까요. 강원도까지 운전하는데도 피곤하지 않더군요.”
열차가 출발하기 전 자신들이 탈 열차를 둘러보는 세 사람. 장난스러운 표정이 한가득했던 준서의 얼굴이 점점 상기되기 시작했다.

 

 


닮은 듯 다른, 다른 듯 닮은 우리는 가족
출발을 알리는 방송이 흘러나오자 사람들이 하나 둘 자리에 앉았다. 열차는 덜컹거리며 철암역을 출발했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 말까지의 호황을 누린 탄광산업에 종사했던 노동자의 애환이 담긴 철암역에서 출발한 기차는 일명 ‘산타마을’로 알려진 분천역까지 30km의 느린 속도로 움직였다. 관광열차를 처음 타본 세 사람의 얼굴은 싱글벙글. 기대와 설렘을 가득 품은 세 사람은 닮은 듯 다른 표정으로 기차의 느린 속도를 즐겼다. 좌석은 창문을 따라 한 줄로 늘어놓은 의자와 두 명이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의자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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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물줄기가 흐르는 협곡의 비경이 펼쳐질 때마다 준서와 이연주 씨는 이쪽저쪽으로 바쁘게 좌석을 이동하면서 자연 풍광을 감상하기 바빴다.
“엄마, 나무가 많아요. 우아~물도 철철 넘쳐요. 강이 바다 같아요. 저건 뭐예요?” 궁금한 것도 많은 준서. 아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답하는 엄마. 그들의 모습을 이철수 차장은 지그시 쳐다봤다. “이런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겠어요. 세 사람 모두 집에 있는 걸 좋아해 잘 나가지 않았는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다음에 또 여행을 떠나고 싶네요. 평소 같으면 집에서 무얼 먹을까 고민하기 바빴을 건데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습니다.” 1995년 입사 후 지금까지 한결같이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철수 차장. 현재 전사적 물류관리를 통합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그는 최근 야근이 잦아졌다. 그래서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을 늘리고 싶어 진주에서 사천으로 이사를 감행했다. 가족과의 시간을 위해 기꺼이 이사하는 그를 보니 가정적인 사람임을 느낄 수 있었다. 아내인 이연주 씨도 남편이 한없이 가정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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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과 성실함이 강한 사람이에요. 그의 이런 모습에 반해 결혼했습니다. 사실 처음 만날 때 결혼할 마음이 전혀 없었어요. 그런 제 마음을 돌릴 수 있었던 건 그의 바른 모습들 때문이었죠.”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한 두 사람. 두 사람 모두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 주변 사람의 주선으로 마지못해 나간 자리. 그날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되었다. 처음 만난 순간을 회상하던 이철수 차장은 피식 웃었다. 
“그냥 한번 만나나 보자는 단순한 생각으로 선 자리에 나갔어요. 만날 장소의 지리에 익숙하지 않아 운전 중에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물어봤어요. 그 후 차를 대고 나오는 길에 그 사람을 다시 보았어요. ‘저, 사람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스쳤는데, 약속 장소에 그분이 앉아 있더군요. 그 사람이 지금의 제 아내입니다. 인연이었던 거죠. 하하.” 그 우연이 이연주 씨에게도 필연으로 다가왔을까. 그날보다는 만날수록 느껴지는 이철수 차장의 됨됨이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 특히 어른들을 공경하는 모습이 좋게 보였다고 한다. 늦은 만큼, 많이 기다린 만큼, 단단한 인연으로 묶인 두 사람. 느리게 움직이는 기차와 함께 한 박자 쉬어가는 이번 열차 여행의 추억도 천천히 쌓여갔다.

 

 

 

느리게, 추억을 새기다
잠시 후 기차가 승부역에 정차했다. 백설공주 이야기에 등장하는 난쟁이, 마귀할멈, 백설공주가 있는 동상 옆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싶다는 준서. 특히 마귀할멈 옆에서 꼬부랑 할머니 흉내를 내며 엄마, 아빠에게 함박웃음을 선사했다. 5분이란 짧은 정차 시간 동안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열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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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을 보면 경치를 감상하는 엄마를 뒤로하고 아빠와 아들 두 사람은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나눴다. 모처럼 갖는 둘만의 시간.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귓속말로 소곤소곤. 승부역을 떠난 기차는 10분쯤 달려 종착지인 분천역에 도착했다. 역에 닿는 순간 색소폰과 기타 소리가 기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반겼다. 그리고 그 옆에는 미니 레일바이크가 움직이고 있었다.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서서 번갈아 펌프를 누르면 레일 위를 움직이는 미니 레일바이크를 타자며 준서는 슬며시 줄을 섰다. 차례가 되자 이철수 차장과 준서는 부지런히 손을 움직여 레일 위를 신나게 달렸다. 이런 두 사람이 보기 좋은지 이연주 씨는 연신 미소를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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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협곡열차 여행 중 과자를 먹은 일이 제일 재미있었다면서 짓궂은 표정을 짓는 준서를 바라보며 이철수 차장이 평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꺼냈다. “아내에게 늘 제 건강을 신경을 써줘서 고맙다고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이젠 저 외에 자신을 더 돌봤으면 좋겠어요. 늦은 나이에 얻은 준서. 그저 씩씩하고 건강하게만 자랐으면 좋겠어요. 준서가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면서 하는 사람으로 커가길 바랍니다.”
이 말을 들은 이연주 씨도 환하게 웃으면 이야기를 덧붙였다. “결혼 후 이렇게 멀리까지 여행을 떠나오긴 처음입니다. 딱 한 번 경주로 가족 여행을 떠났어요. 거의 매일 집에만 있어서일까요. 삶의 활력이 필요했어요. 이번 열차 여행이 새로운 활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가족 사랑합니다.” 말을 마친 후 남편과 아들을 보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가족을 위해 먼 길을 오는 내내 싫은 기색 한 번 하지 않고 달려온 이철수 차장. 그런 남편에게 미안해하면서도 연신 행복한 기운을 내뿜은 이연주 씨. 그리고 조용한 듯 장난스러운 준서. 이 세 사람이 만드는 하모니는 때론 잔잔하게, 때론 과감하게, 때론 화려하게 빛난다. 이번 추억을 벗 삼아 새로운 추억을 쌓아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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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협곡열차
강원도 태백시 철암역과 경북 봉화군 분천역을 매일 왕복 3회 오가는 백두대간 협곡열차는 V-트레인이라고도 부른다. 여기서 V는 Valley. 골짜기, 협곡을 의미한다. 낙동강 물줄기를 따라 구불거리는 협곡을 코앞에서 볼 수 있는 관광열차. 세 칸이 전부인 열차는 일반 무궁화 열차로 약 30분 정도면 도착할 거리는 1시간 10분 내외로 천천히 움직인다. 느리게, 느리게 움직이는 열차는 자동차를 타면 보기 힘든 풍광을 그대로 보여준다. 일반 열차와 다르게 창을 마주 보는 일자 좌석과 두 사람이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좌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 장소 : 강원도 태백시 동태백로 389(철암역)
- 홈페이지 : ww.v-train.co.kr
- 가격 : 1인당 8,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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